경제 일반경제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韓 수출 증가세 멈췄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1 15:09

수정 2025.06.01 15:09

[파이낸셜뉴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적인 관세 정책이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관세 여파로 우리 수출 2위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32.0%나 급감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1.3% 감소한 572억7000만달러, 수입은 5.3%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10.1% 급감했던 수출은 2월(0.7%), 3월(2.8%), 4월(3.7%)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5월 들어 다시 줄었다.

다만 일평균 수출은 2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월 7.9% 증가, 2월 -6.2% 감소, 3월 5.2% 증가, 4월 -0.6% 감소 등 등락을 보였지만 5월엔 조업일 기준 수출액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핵심 수출 지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나란히 8%대의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고, 대중 수출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8.4% 줄었다. 특히 대미 수출의 경우 감소율이 4월 6.8%에서 2.3%p나 커지며 ‘트럼프 관세’가 한국 수출에 끼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으로 향하는 수출도 23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감소했다.

반면 유럽연합(EU)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4.0% 증가한 60억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은 34.7% 증가한 12억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수출 1·2위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는 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21.2%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자동차 수출은 4.4% 감소했다.

그러나 대미 수출 기준으로는 반도체가 17.6%나 줄었고, 자동차 수출은 32.0%나 급감했다.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우리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며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가 세계 경제 및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5월에는 국제 유가가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급감해 전체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안 장관은 또 “정부는 우리 수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