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캐나다 원유, 트럼프 2기 첫 국내 상륙…정유업계, 파급효과 예의주시

뉴스1

입력 2025.06.02 06:52

수정 2025.06.02 06:52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캐나다산 원유를 수입했다. 그동안 수입 비중이 컸던 사우디아라비아·미국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값싼 원유 수입이 불러올 파급 효과에 국내 정유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4월 54만 8000배럴(8230만 달러)의 캐나다산 원유가 국내로 수입됐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첫 수입 물량이다.



과거 캐나다는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파이프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전체 생산량의 80%를 미국 수출에 의지했다.

캐나다의 수출 전략 변화는 양국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에 25% 보편 관세를, 캐나다산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캐나다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 판매처 불확실성을 고려해 판로 다변화를 꾀했다. 때마침 저렴한 원유를 찾고 있던 국내 정유 업계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국내 정유업계의 캐나다산 원유의 도입 단가는 배럴당 69.77달러다. 같은 시점 비슷한 지역의 미국산 원유(77.50달러), 가장 많은 양을 수입하는 사우디아라비아(75.96달러)와 비교해 최대 10% 저렴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캐나다산 원유 추가 수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 재판부가 해당 관세 효력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항소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양국의 관세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도 캐나다산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이 730만 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전반에 값싼 캐나다 원유가 추가로 유입되면 중동 등 다른 국가 원유의 가격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국내 정유업계가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조건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빠른 감산 완화와 캐나다 원유 아시아 유입이 OSP(원유공식판매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방산업에서 수요가 회복한다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