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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반도체 호조에도 美 관세에 수출 꺾였다…앞으로가 더 암울

뉴시스

입력 2025.06.02 08:00

수정 2025.06.02 08:00

15대 품목 중 10개 수출↓…美 관세 직·간접 영향 반도체 수출 5월 기준 역대 최대…하락폭도 줄어 무역흑자 안심 못해…수입 감소폭 더 큰 '불황형'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지난달 우리 수출이 4개월만에 감소하면서 미국의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품목별 관세를 부과 중인 자동차와 철강 수출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기계·섬유·가전 등 품목 수출도 부진했다.

반도체 수출이 5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을 끌어올렸으나 수출 마이너스 전환을 막지 못하면서 빛이 바랜 모습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72억7000만 달러(79조2502억원), 수입은 5.3%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69조6467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미국은 당초 전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섰으나 내달까지 시행을 유예한 상황이다. 다만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품목관세 25%는 유지 중이다.

이달 4일부터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5.3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5.31.

우리나라 자동차·철강 수출은 품목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6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4.4% 감소했고 철강 수출 역시 12.4% 감소한 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품목별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철강의 경우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단가 약세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가 위축돼 수요도 감소했다.

경기 둔화 우려 등 미국 관세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품목도 다수였다.

일반기계 수출은 미국 관세 조치로 빚어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및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해 수요 감소가 지속되면서 5.3% 감소한 4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9.4%)·섬유(-11.4%)·가전(-14.9%) 등 품목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이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도 모두 하락했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한 104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14.6% 감소하고 석유화학 수출 역시 생산설비 점검에 따른 수요 감소로 11.4%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미국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한 100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관세 조치 영향으로 미국 현지 생산이 본격화하며 32%나 줄어들었다. 반도체 수출 역시 지난 1분기 선구매로 인해 재고가 충분히 확보된 영향으로 17.6% 감소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1.3%)하면서 3개월 동안 이어지던 수출 플러스 기조가 꺾였다. 다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10.1%)해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9조5772억원) 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1.3%)하면서 3개월 동안 이어지던 수출 플러스 기조가 꺾였다. 다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10.1%)해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9조5772억원) 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하락한 상황에서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5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의 하락폭을 줄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단가 상승과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38억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했지만 수입의 감소폭이 더 크기 때문에 발생한 '불황형 흑자'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수출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정부에 우리 측 입장을 정확히 전달해 관세조치 관련 상호 호혜적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추경을 통해 편성된 약 관세대응 중소·중견 무역보험 예산 1500억원과 관세대응 바우처 예산 847억원을 신속히 집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통해 지난 1일 개최된 기술협의 경과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양국 입장을 교환했다.(사진=산업부 제공)
[세종=뉴시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통해 지난 1일 개최된 기술협의 경과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양국 입장을 교환했다.(사진=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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