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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건축물 속 생각을 읽다…'일본이라는 풍경, 건축이라는 이야기'

연합뉴스

입력 2025.06.02 08:00

수정 2025.06.02 08:00

저널리즘 위기의 원인과 해법은…'언론본색'
[신간] 건축물 속 생각을 읽다…'일본이라는 풍경, 건축이라는 이야기'
저널리즘 위기의 원인과 해법은…'언론본색'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일본이라는 풍경, 건축이라는 이야기 = 최우용 지음.

건축 전문가인 저자가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까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15개 도도부현에 있는 26개의 건축물을 통해 설계자의 정체성, 삶의 방향성, 건축물과 사회의 상호작용이 빚어내는 의미를 고찰한다.

책은 일본이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소개하는 나라현의 호류지(法隆寺)부터 구마 겐고와 같은 현대 건축가가 공들여 만든 개성있는 스타벅스 매장인 다자이후텐만구오모테산도점 건물까지 과거와 현대로 독자를 안내한다.

시간의 흐름을 견디어 낸 건축물은 설계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메시지를 후대에 전하지만, 때로는 애초에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고 생명을 이어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된 히로시마 원폭돔을 꼽을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체코 건축가 얀 레첼이 설계해 1915년 완공한 이 건물은 준공 당시 지역 산업을 홍보하는 일종의 전시관이었다.

하지만 원폭으로 최상부의 돔 구조물을 덮고 있던 얇은 동판이 고열에 순식간에 산화하고 뼈대만 남으면서 "원폭 피해의 상징"으로 박제됐다.

저자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건축물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끼면서 인생을 관조하는 기회를 얻어보라고 제안한다.

"난 여러분께서 일본 여행을 하시며, 리플릿이나 팸플릿 또는 블로그 등에 나와 있는 굳어지고 박제된 글자 말고, 여러분 스스로 '겐치쿠 스트레인저'(建築 stranger·건축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가 되어 유연하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건축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따비. 416쪽.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 언론본색 = 양상우 지음.

일간지 기자와 경영자를 거쳐 대학에서 언론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오늘날 저널리즘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한다.

책은 언론계가 신뢰를 상실하게 된 원인으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부족, 뉴스 시장의 급변과 기업으로서 언론사가 수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 등을 지목하고 이런 요소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널리즘의 위기와 관련해 언론계 종사자만이 아니라 뉴스 이용자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뉴스 시청자나 신문 독자 등은 보도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언론사를 탓하며 '진실을 전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잘 살펴보면 이들이 원하는 것이 진실이라기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수용자가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언론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니 미디어 역시 그렇게 하는 게 편한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뒤집어보면 뉴스 이용자의 성향에 따라 참언론인이 되기도 하고 '기레기'로 매도당하기도 하는 셈이다.

책은 이른바 참언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진실과 거짓을 끊임없이 구분해야 하며, 원하지 않는 진실을 접한 이들의 반발과 비난까지 감당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언론인들의 고충을 전하기도 한다.

"'참언론'과 '기레기'가 생겨나는 배경에는 각기 다른 가치관과 경험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언론을 기대합니다.
따라서 참언론을 위해서는 '언론' 이상으로 '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이 중요합니다."
인물과사상사. 292쪽.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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