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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슬전’ ‘미지의 서울’ 성장 서사, CJ ENM 30주년 '굿 스타트'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2 14:30

수정 2025.06.02 16:24

tvN '언슬전', 광고 완판에 품절까지
문화사업 30주년 CJ ENM 'K콘텐츠 비저너리' 새 목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년차 레지던트 모습. tvN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년차 레지던트 모습. tvN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포스터. tvN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포스터. tvN 제공

배우 고윤정(왼쪽부터),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가 지난 4월 10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신도림에서 열린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배우 고윤정(왼쪽부터),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가 지난 4월 10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신도림에서 열린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영상 캡처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영상 캡처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에 나선 박보영. tvN 제공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에 나선 박보영. tvN 제공

드라마 '미지의 서울' 보도스틸. tvN 제공
드라마 '미지의 서울' 보도스틸. tvN 제공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CGV 영등포에서 열린 '미지의 서울' 제작발표회에서 1인 2역을 맡은 박보영(가운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 영등포구 CGV 영등포에서 열린 '미지의 서울' 제작발표회에서 1인 2역을 맡은 박보영(가운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이병헌(왼쪽부터)과 이영애, 박찬욱 감독, 김태우, 송강호가 지난 2월 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Visionary) 선정작 ‘공동경비구역 JSA’ Homecoming GV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배우 이병헌(왼쪽부터)과 이영애, 박찬욱 감독, 김태우, 송강호가 지난 2월 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Visionary) 선정작 ‘공동경비구역 JSA’ Homecoming GV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CJ ENM 임직원이 뽑은 인생작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이 CJ ENM 본사에서 팬미팅을 하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 임직원이 뽑은 인생작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이 CJ ENM 본사에서 팬미팅을 하고 있다. CJ ENM 제공
30주년 CJ 비저너리 선정작
30주년 CJ 비저너리 선정작

[파이낸셜뉴스] 사회 초년생의 좌충우돌 성장 서사가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4~5월 최고의 화제성을 기록한 tvN 주말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과 이 바통을 이은 '미지의 서울' 이야기다.

'언슬전'은 시즌2까지 제작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드라마로 히트 IP의 세계관 확장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모범 사례다. 특히 올해 문화사업 진출 30주년을 맞은 CJ ENM이 '글로벌 확장 원년'을 맞아 신인 배우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 더욱 주목됐다.

■시청자, 광고주도 다 잡은 '언슬전'
'언슬전'은 K콘텐츠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 기준 5주 연속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 1위를 수성했다.

펀덱스는 화제성 사이즈를 XL·L·M·S로 구분하는데 '언슬전'은 2025년 TV 드라마 중 처음으로 XL을 기록했다. 총 영상 조회수는 10억뷰를 돌파했고 시청률은 첫 회 3.7%로 출발해 최종회 최고 10%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언슬전'은 한 종합병원을 무대로 1년차 레지던트의 성장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2049를 사로잡았다. 무기력한 표정을 벗고, 제 몫을 해내는 사회 초년생의 성장과 그들에게 힘이 돼주는 롤 모델의 존재가 위로를 안겼다. 또 자극적 사건 없이 생로병사의 현장을 그리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네 주인공의 일상을 따뜻하게 담아 '일상성의 미학'도 입증했다.

이 작품은 또 다양한 배우를 발굴하거나 재발견했다. 한 50대 시청자는 "이름을 아는 배우라곤 고윤정과 신시아 둘뿐이었다"며 "매회 새 얼굴의 면면을 찾아보는 재미가 컸다. 요즘 자칭 '세계관' 드라마 중 억지인 경우가 있는데, 이 세계관은 좀 더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슬전'은 광고주도 사로잡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덕에 첫 방송 전부터 광고 완판을 기록한 이 작품은 협찬 광고주의 만족도도 끌어올렸다.

네 명의 주인공이 바쁜 병원생활 중에 간편하게 먹는 써브웨이는 방송 노출 이후 온라인 검색량과 매장 유입 수치가 증가했다. 쟈뎅의 아워티도 '언슬전' 방영 이후 기존 대비 10배 이상 판매가 증가했고 일부 제품은 품절 사태를 빚었다. 병원 1층에 있어 자연스러웠던 'MG새마을금고'와 '메가커피', 지친 레지던트들의 인기 간식 '엽기떡볶이' 역시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CJ ENM 관계자는 "IP 파급력이 성공적인 광고 효과까지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박보영의 1인 2역이 화제인 tvN 주말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5월 4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순위에서 방송 첫 주 만에 3위에 등극했다.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지난 1일 방영된 4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가구 평균 6.5%, 최고 7.5%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일 오전 50만명이 네이버 오픈톡에 참가 중이다. 시청자들은 "청춘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모두의 인생 드라마" 등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30주년 CJ ENM, '글로벌 IP 파워하우스' 비전
CJ ENM은 지난 30년간 영화·드라마·예능·음악·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국 콘텐츠산업의 글로벌화에 기여해왔다. 올 초 "콘텐츠 투자 규모를 늘리고 역대 최다 규모인 총 65편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 30년 자사 콘텐츠 가운데 대중문화계 패러다임을 바꾼 '비저너리 선정작'을 발표했다.

영화·드라마 중심으로 살펴보면 박찬욱 감독의 오늘을 만들어준 '공동경비구역 JSA'와 국내 주도 최초의 글로벌 블록버스터였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오스카와 칸을 사로잡은 '기생충', 1000만 영화 '극한직업'과 750만 '베테랑'을 선정했다.

또 예능형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응답하라' 시리즈와 한국형 로맨스 판타지 대표작 '도깨비', 시청자와 평론가를 사로잡은 '디어 마이 프렌즈'와 '아저씨', 글로벌 누적 시청 6억 시간을 돌파한 '눈물의 여왕' 등을 선정했다.

이중 이선균·아이유 주연 '나의 아저씨'는 최근 '폭싹 속았수다'를 선보인 김원석 감독 연출작. CJ ENM 임직원 인생작 1위로 꼽혔다.

김 감독은 최근 CJ ENM센터에서 진행된 임직원과의 팬미팅에서 "콘텐츠에 있어서만큼은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러한 차별성이 그 어떤 콘텐츠보다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며 CJ ENM의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이어지길 바랐다.

하지만 차별화된 콘텐츠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예술대학 2025 졸업식 연사로 나서 20여년 전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그는 "그들의 예술성에 경외감을 느껴 지원을 결심했지만, '헤어질 결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설국열차', '기생충' 같은 걸작들이 나오기까지 수년간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CJ ENM의 새 비전은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다.
온리원(ONLY ONE) IP의 경쟁력을 강화해 'K콘텐츠 비저너리'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