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억명이 대법관 등 881명 선택


[파이낸셜뉴스]모든 법관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특별선거 투표가 1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이뤄졌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1억명의 유권자들은 이날 10시간 동안 진행된 선거에서 대법관 9명 등 881명의 연방판사를 직접 뽑았다. 후보자는 3396명이다.
일부 지역에서 유권자들은 추가로 각 지방을 관할하는 사법부 구성원을 함께 뽑았다.
멕시코 선관위는 전체적인 개표 완료까지 열흘 안팎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사법부 내 모든 법관을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는 나라는 멕시코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일부 주에서 유권자들이 판사를 직접 선출하고 있다.
이 같은 '판사 직선제'는 지난해 9월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이 석연찮은 판결, 부패 추문 등에 따른 사법 불신을 없애겠다며 추진한 개헌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해 퇴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주도해 도입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치아파스주 팔렌케에서 투표하고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의회 의결을 거쳐 모든 법관을 국민 투표로 선출하는 판사 직선제 도입, 대법관 정원 감축(11명→9명), 대법관 임기 단축(15→12년), 대법관 종신 연금 폐지, 법관 보수의 대통령 급여 상한선 초과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이 이뤄졌다.
이후 멕시코 상원은 무작위 제비뽑기 방식으로 올해 선거를 치를 대상 법원을 선정했다. 나머지 지역의 법관은 2027년 선거에서 선출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배우자와 함께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뒤 "민주주의 만세"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멕시코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홍보 부족과 낮은 관심도로, 최종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표소는 대선이나 총선(17만여개)의 절반 수준인 8만4000여개만 마련됐다. 전체 유권자 규모는 1억53만7828명(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기준)이다.
친여당 성향의 판사를 뽑기 위한 부정선거 의혹도 제기됐다. 치아파스와 쿨리아칸 등지에서는 투표용지가 대거 사라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멕시코시티에서는 판사 선거에 반대하는 이들이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거리 행진을 하기도 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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