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폴란드 대선 결선 출구조사 혼전…두 후보 모두 승리 선언

뉴스1

입력 2025.06.02 11:22

수정 2025.06.02 11:22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두 후보간 초접전이 예상되면서 당선자 확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현지 매체 TVN·TVP·폴사트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야당 법과정의당(PiS) 지지를 받은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가 50.7%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집권당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49.3%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보다 약 2시간 후 앞서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또다른 입소스 출구조사에서는 친유럽 성향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50.3%, 나브로츠키 후보가 49.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출구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두 후보는 각자 승리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분열을 보여줬다. 트샤스코프스키는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고, 나브로츠키 후보 역시 "우리는 승리해서 폴란드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현지 시간 2일 오후쯤 발표된다.

이번 선거는 친EU적이고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도시 유권자층과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 민족주의 성향의 농촌 유권자층 간의 극심한 이념적 대립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샤스코프스키는 EU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폴란드의 국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반면 나브로츠키는 EU의 자유주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폴란드 주권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 후보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는 데는 뜻을 같이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 등에 관해서는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인다.

이원집정부제 국가인 폴란드는 현재 대통령과 총리가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 상태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법과정의당 소속,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시민플랫폼이 주도하는 연정을 이끈다.


두다 대통령은 투스크 내각이 추진하는 법안에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립각을 세워 왔다. 나브로츠키가 당선된다면 이런 갈등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폴란드 사법부 개혁과 언론 자유, 성소수자 권리, 낙태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