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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美 관세…中·베트남·멕시코 경유 중간재도 영향권 드나

뉴시스

입력 2025.06.02 11:27

수정 2025.06.02 11:27

對美 부가가치 수출 2023년 460억 달러 중간재 수출 절반 '반도체·DP·이차전지' 中·베트남·멕시코·캐나다 경유 비중 70% 산업硏 "중간재 수출 중심…중장기 대응"
[세종=뉴시스]산업연구원의 '한국의 대미국 수출구조 분석:부가가치 수출 기준' 보고서에서 발췌한 한국의 대미국 부가가치 수출 규모 그래픽이다.(사진=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산업연구원의 '한국의 대미국 수출구조 분석:부가가치 수출 기준' 보고서에서 발췌한 한국의 대미국 부가가치 수출 규모 그래픽이다.(사진=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미국 정부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철강·자동차와 같은 완제품뿐 아니라 중국·베트남 등 제3국을 경유해 수출되는 중간재도 미국의 관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발 관세 충격에 대(對)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제3국을 경유하는 주력 산업 중간재에 대한 관세 조치가 단행될 경우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산업연구원의 '한국의 대미국 수출구조 분석:부가가치 수출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부가가치(제조업+서비스업) 수출은 지난 2023년 기준 460억 달러로 추정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인 2017년 522억 달러로 전년(364억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임기 마지막해인 2020년엔 465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듬해 2021년 68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로 상승했으나 2022년 637억 달러로 집계되며 하향세를 그리는 상황이다.



산업별로 보면 한국의 대미 부가가치 수출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의 중간재 수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3년 기준 '전기장비 및 광학장비'가 234억9400만 달러, 55.3%로 가장 많았다. 운송장비가 71억500만달러(16.7%), 기타 제조업 27억7700만 달러(6.5%), 섬유제품 27억4300만 달러(6.5%), 기타 기계 및 장비 26억1100만 달러(6.1%)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우회수출 의심 국가로 규제의 벽을 높이고 있는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이 한국 부가가치 수출 상위 경유국이란 점이다.

한국의 대미 부가가치 수출 비중은 멕시코(25.5%)가 가장 높고, 이어 중국(20.6%), 베트남(19.7%), 캐나다(4.5%) 순이었다. 상위 4개국만 따져도 70.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


중국, 베트남, 멕시코가 미국 무역 적자 상위 3개국이기에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품목별·국가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음 달 8일(현지 시간)부터는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개시되고,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의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오는 4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미 발효된 관세 역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 중국 등이 미국과의 무역분쟁 및 규제로 인해 한국의 대미국 부가가치 수출의 경유국 비중이 축소됐다는 점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구조적으로는 대미국 부가가치 수출의 상위 경유국이 여전히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부가가치 수출의 거점 다변화가 쉽지 않다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이 상수화되고 있고 세계 주요 기관들의 글로벌 경기 침체 경고도 잇따르고 있어 중간재 중심의 수출구조를 가진 한국이 글로벌 통상 변화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욱 정교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06.01. jt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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