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등 판사 2600여명 선출…7700명 입후보
전과자, 카르텔 등…셰인바움 "민주국가로 발전"
한산한 투표소…후보자 정보 제공 창구도 미흡
![[멕시코시티=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한 사법부 선거 투표소. 멕시코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법관을 선출하는 선거를 실시했다. 2025.06.0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2/202506021340332907_l.jpg)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멕시코가 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법관을 직접 선출하는 '사법부 선거'를 실시했다.
1일(현지 시간) A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연방 대법관 9명 및 연방·지방법원 판사 등 2600여명을 선출하는 법관 투표를 실시했다.
전체 법관 중 절반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엔 7700명 넘는 후보가 출마했다. 법관 선거는 선거 운동에 공적 자금을 지원하지 않아 후보 개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선관위는 후보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했지만,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기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표율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극소수의 유권자만 투표에 참여했고, 전국 투표소에선 종일 유권자 행렬을 볼 수 없었다.
멕시코시티의 50대 공장 근로자는 AP에 "투표에 관심 없다"며 "정당과 그들의 메시지는 오고 가기만 할 뿐 모두 같다"고 비관했다.
투표에 참여한 30대 수의대 학생은 "집권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투표율이 낮아 내 표가 더 가치가 있을 것 같아 투표했다"고 했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선거가 실시된 1일(현지 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시위대가 '영면하소서, 민주주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6.0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2/202506021340394468_l.jpg)
이번 선거는 지난해 9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당시 대통령이 사법부 개혁 일환으로 헌법을 개정하면서 실시됐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국영 전력 기업 강화 등 자신이 추진한 정책들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판사들이 국민이 아닌 재벌, 정당에 충성한다"며 국민 투표를 통한 법관 선출을 제안했다.
권력층이 정치적 인기를 이용해 이전까지 통제하지 못했던 부문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비판과 시위가 이어졌었다.
대법관과 연방 판사직 후보는 법학 학위, 평균 학점 3.2, 5년 이상 전문 경력, 지인 추천서 5통만 있으면 된다.
한 시민단체 분석에 따르면 선거에는 카르텔 지도부를 변호한 변호사들과 부패 스캔들로 직위에서 물러난 지방 관료들도 출마했다.
미국으로 마약 밀매 혐의로 수년간 복역한 전과자, 캘리포니아에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종교 단체 지도자 관련 후보자들도 명단에 올랐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사법부 선거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2025.06.0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2/202506021340457470_l.jpg)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 후계자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투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선거가 멕시코를 더 민주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옹호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에 독재가 있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멕시코는 국민의 의지에 따라 더 자유롭고 공정하며 민주적인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도 자신의 농장 인근에서 투표를 마쳤다.
멕시코는 종이 용지로 투표한다. 모든 용지는 수작업으로 집계된다. 선거 당일 예비 결과가 나오진 않으며, 최종 결과를 결정할 전국 투표 집계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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