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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회동' 장성 증언… "노상원, '며칠 전 尹 만났다' 자랑"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2 14:58

수정 2025.06.02 14:58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진급' 미끼로 모의한 정황
부정선거 책자 요약 부탁도...알선수재로 추가 기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사진=연합뉴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자랑했다는 군 장성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햄버거 회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전 여단장은 계엄 당일 이른바 2차 회동에 참석한 바 있다.



구 전 여단장은 "(지난해) 12월 3일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과 대화를 할 때 중간에 며칠 전에 대통령을 만났다고 얘기했다"며 "(노 전 사령관이)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얘기까지 했다'고 하면서 약간 뻐기듯이 자랑하듯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노상원 장군은 10월, 11월경에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진급 관련 통화를 하다가 '내가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두세 번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 전 여단장이 노 전 사령관과 연락을 주고받은 배경에는 '진급'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4월 상반기 인사에서 소장 승진에 실패한 구 전 여단장은 이후에도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이 주변에 지인이 많으니 진급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노 전 사령관이 "삼회 너, 김용현 장관하고 얘기가 잘 됐다"며 "네가 이번에 진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하반기 인사 발표 전날에는 "진급이 안 되더라도 장관님이 다음 보직이나 그런 거 잘 챙겨줄 것"이라며 "장관님이 너를 국방부로 데려와 임무 주려고 하시는 것 같더라"고 들었다고도 했다.

아울러 구 전 여단장은 지난해 10월 31일경 진급 논의를 하던 중, 노 전 사령관이 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관련 책자를 건네주며 요약을 부탁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현재 시점에서는 책자 요약을 부탁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부정선거 관련된 그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지시를 좀 알려주려 했던 게 아니었나"며 "속된 표현으로 (너도) 엮여 있다, 그런 걸 하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답했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지난 5월 16일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현역 군인 2명에게 현금 2000만원 등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