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과거만 보는 대선에 미래는 없다' [수습기자가 본 6·3 조기대선]

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3 14:53

수정 2025.06.03 14:57

본지 정치부 임상혁 수습기자(28기)가 지난 달 2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연단 위 오른쪽 네번째)의 인천 미추홀구 집중 유세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본지 정치부 임상혁 수습기자(28기)가 지난 달 2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연단 위 오른쪽 네번째)의 인천 미추홀구 집중 유세 현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임상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꼭두각시로 보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내란수괴 윤석열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 독재를 일삼고 사법리스크에 떨고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감옥에 갈 처지에서 이제는 총통 독재를 하려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이 아니라 방탄을 위한 국왕이 되려 합니다” “결국 태극기부태, 부정선거가 지원하는 후보는 김문수입니다”
본 투표를 하루 앞둔 2일까지도 각 대선 후보진영은 서로를 헐뜯기에 바빴다. 각자 누란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호(號)를 수습할 비상계획이라던가, 국정운영 청사진 등에 대한 인물 및 정책검증은 실종됐다. 유독 이번 대선에선 자신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후보가 없었다는 평이 많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네거티브의 향연’.

혼탁선거도 난무했다. 허위사실 공표 고발 건수는 지난 달 30일 기준 26건으로 19대(18건)·20대 대선(10건)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본투표 전날까지 후보들간 고발전이 이어졌을 정도다. 그래도 12·3 계엄정국과 헌정사상 두번째 대통령 파면 선고로 촉발된 조기대선이라 그런지 유권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를 반영하듯 사전투표율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4.74%였다. 대선주자들의 전국 유세현장을 동행 취재하면서 마주한 생생한 현장의 열기는 말그대로 뜨거웠다. 하지만 정치권이 현재의 대내외적인 혼란 정국을 수습해달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본투표 6일, 8일 전에야 공약집을 발간해 역대 가장 늦은 공약집 발표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 2017년 제19대 조기대선도 11일, 22일 전에 공개됐다. 이 때문에 해외 유권자는 공약집을 제대로 확인조차 못 한 채 선거를 치렀다. 정치권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모름지기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온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상대 과오에 대한 비난에 힘쓸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지 국민앞에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국의 작전통제조차 못하는 장성들을 향해 “직무유기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차기 대통령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의무를 다하길 소망해본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