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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 원문엔 "이재명 실용적 접근 인정...국가 이익 우선에 두는 인물" [전문]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2 17:18

수정 2025.06.02 18:47

[로저스 메시지 원문-민주당 배포 지지선언문 분석]
원문엔 "이재명 노선, 지금 한국에 필요한 방향과 일치"
지지 선언문엔 "지금, 선택은 이재명"으로 표현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사진=뉴시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이 실제 허락 받은 원문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극" vs "사실"...짐 로저스 이재명 지지선언 진실공방

지난달 29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로저스 회장의 지지선언문을 공개했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이 대독한 로저스 회장의 선언문에서 "평화로운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의 무역·금융·혁신의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 글로벌 리더십의 새로운 장을 열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지 선언문 발표 직후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에 이어 국민의힘은 "여론조작이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지지 선언문을 전달 받은 인물로 알려진 김 이사장은 2일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해명을 담은 보도자료와 함께 영국의 송경호 평양과학기술대 교수가 로저스 회장과 주고 받은 위챗 내용을 공개했다.

두 사람의 위챗 대화를 통해 로저스 회장의 지지 선언이 사실이라고도 주장했다.

원문에 "이념이나 정치적 갈등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적인 국가 이익 우선에 두는 인물"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송 교수는 로저스 회장과 여러 번 위챗으로 대화하며 지지선언문 작성을 허가 받았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위챗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배포 직전 초안으로 로저스 회장에게 제시한 원문과 실제 발표된 원문은 차이가 있었다.

민주당이 공개한 지지선언의 제목은 이 후보의 지지를 암시하는 '이재명 지지'(‘Supporting Lee Jae Myung’)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지만, 원문은 '짐 로저스의 메시지 : 한반도 평화와 기회에 대하여'(‘A Message from Jim Rogers: Peace and Opportunity on the Korean Peninsula')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실명은 거론하지 않은 채 중립적으로 다뤘다.

같은 날 이재명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내용을 게시하며 "짐 로저스의 메시지를 받았다" 며 "짐 로저스는 평화에 투자하자고, 미래에 투자하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본문 역시 원문과 배포된 내용에 차이를 보였다. 공개된 지지선언에서는 "그것이 내가 이재명 후보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유"(That is why I strongly support Lee Jae Myung)라고 돼 있다면 원문에서는 "그것이 내가 이재명 후보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인정'하는 이유"(That is why I recognize the pragmatic approach of Lee Jae Myung)라고 표현했다.

'실용적 접근을 인정한다'는 내용은 사라지고 '지지'가 새롭게 들어간 셈이 됐다.

초안의 내용 중 지지선언에 포함하도록 허용한 문장도 있다. 로저스 회장은 "그(이 후보는)는 이념이나 정치적 갈등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적인 국가 이익을 우선에 두는 인물"이라는 처음 내용을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지지선언문의 논란이 커지자 로저스 회장은 전날 한국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몇 년 전 잠깐 만난 폴 송(송 교수)이라는 사람이 이런 부정확한 이야기를 퍼뜨렸다. 내 이름이 이런 식으로 부정확하게 쓰이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한국경제가 보도한 로저스 회장의 메시지 원문과 민주당이 기자선언에서 배포한 내용 전문.

짐 로저스가 위챗으로 사용을 허가한 내용

<짐 로저스의 메시지: 한반도의 평화와 기회에 대하여>

지난 50여 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고 투자해 온 사람으로서, 나는 한반도가 단순한 경제적 관점을 넘어 동북아시아와 그 너머의 미래를 형성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기회 중 하나를 지니고 있다고 늘 믿어왔다. 한국의 놀라운 회복력과 혁신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긴장과 갈등의 그림자가 한국의 잠재력을 제약하고 있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평화와 안정,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십에 기반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이재명 후보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인정한다. 그는 이념이나 정치적 갈등에 매몰되지 않고 지속적인 국가 이익을 우선에 두는 인물이다. 파머스턴 경의 말처럼, "국가에는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고, 오직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다." 이재명 후보가 지속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고 기회를 확대하며 국민을 최우선으로 두려는 노선은 지금 한국에 필요한 방향과 일치한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구축하는 일은 단지 도덕적 의무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성장을 이끄는 촉매제다. 평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알려진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한국 경제의 가치를 분출시킬 수 있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한국은 글로벌 투자와 혁신,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며, 이는 고용 창출과 청년 세대의 도약, KOSPI의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보기엔, 평화는 한국이 스스로와 세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다. 지속 가능한 번영으로 가는 길은 대결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과 안정적인 리더십을 통해 열릴 것이다.

나는 한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가 실용성과 안정, 공동 번영이 이끄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이 가진 잠재력은 실로 놀랍다.

— 짐 로저스 (국제 투자자, 퀀텀 펀드 공동 창립자)

(원문)
As someone who has traveled and invested across the world for over five decades, I’ve always believed that the Korean Peninsula holds one of the most compelling opportunities of our time—not just in economic terms, but in shaping the future of Northeast Asia and beyond.

Korea’s remarkable resilience and innovation are well known. But its full potential continues to be held back by unresolved tensions and the lingering shadow of conflict. I believe the time has come for a new chapter—one grounded in peace, stability, and forward-looking leadership.

That is why I recognize the pragmatic approach of Lee Jae Myung, a leader who is focused not on ideology or political distractions, but on serving the enduring national interest—as Lord Palmerston once put it, "nations have no permanent allies or enemies, only permanent interests." Lee’s consistent emphasis on reducing geopolitical risks, expanding opportunity, and putting the Korean people first aligns with the needs of this moment.

Establish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is not only a moral obligation—it is a catalyst for growth. It could eliminate one of the core structural reasons behind the so-called “Korea Discount,” unleashing long-suppressed value in the Korean economy. A peaceful, stable Korea would be a magnet for global investment, innovation, and tourism. It could drive job creation, uplift the younger generation, and push the KOSPI to record levels.

In my view, peace is the best investment Korea can make—for itself and for the world. The path to lasting prosperity is not through confrontation, but through strategic cooperation and a steady hand.

I encourage the Korean people, especially the younger generation, to look toward a future shaped by pragmatism, stability, and shared prosperity. The world is watching, and the potential is extraordinary.

— Jim Rogers: International Investor and Author, Co-founder, Quantum Fund

민주당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지지선언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재명 지지 선언>

평화에 투자하자. 미래에 투자하자. 한국에 투자하자.

그러므로 지금, 선택은 이재명이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투자해왔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야말로 우리 시대에 가장 큰 미개척 기회 중 하나라고 믿게 됐다. 그러나 한국이 진정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단순한 꿈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명확한 정책적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나는 이재명 후보를 강력히 지지한다. 그는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한국이 평화와 성장, 글로벌 리더십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도록 이끌 비전과 용기를 갖춘 지도자다. 그가 추구하는 화해와 장기적 안정은 남북관계 개선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실현하는 실질적인 경로를 제시한다.

평화는 정치적 의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경제 전략이다. 한반도에서 적대가 종식된다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주저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질 수 있다. 평화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 투자 신뢰의 회복,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적 상승을 의미할 수 있다.

한국 국민, 특히 젊은 세대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 평화로운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무역·금융·혁신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선택은 명확하다. 평화를 선택해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정체와 쇠퇴의 길을 감수할 것인가.

나는 이재명 후보가 평화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
그것은 한국을 위한 일일 뿐 아니라, 세계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모든 한국 국민이 그의 대담한 비전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평화에 투자하자. 미래에 투자하자. 한국에 투자하자.

그러므로 지금, 선택은 이재명이다.

- 짐 로저스 (퀀텀펀드 공동 창립자)

(원문)
Let‘s invest in peace. Let‘s invest in the future. Let‘s invest in Korea.

So now... The choice is Lee Jae-myung.

As someone who has spent decades investing around the world, I have long believed that the Korean Peninsula represents one of the greatest untapped opportunities of our time. But for Korea to reach its full potential, peace must be more than a dream—it must become a policy priority.

That is why I strongly support Lee Jae Myung, a leader with the courage and vision to end the era of confrontation and open a new chapter of peace, growth, and global leadership for Korea. His commitment to reconciliation and long-term stability offers a real path forward—not only for inter-Korean relations, but for unlocking massive economic opportunity.

Peace is not just a political issue. It is an economic strategy. Ending hostilities on the Korean Peninsula would eliminate one of the core reasons global investors hesitate—what we call the "Korea Discount." Peace would mean new markets, increased investor confidence, millions of new jobs, and a surge in the Korean stock market, potentially driving the KOSPI to historic highs.

The Korean people, especially the younger generation, deserve a future that is not trapped in the past. A peaceful Korea would become a vital hub of trade, finance, and innovation in Northeast Asia. The choice is clear: pursue peace and rise, or risk stagnation and decline.

I believe Lee Jae Myung is the leader who can make peace real—not just for Korea, but for the world. I urge all Koreans to support his bold vision.

Let‘s invest in peace. Let‘s invest in the future. Let‘s invest in Korea.

So now... The choice is Lee Jae-myung.

- Jim Rogers: Co-founder Quantum Fund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