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정당 다른 분점정부 지속
MAGA 본딴 '폴란드 우선' 앞세워 당선
투스크 리더십 약화…거부권 잦아질듯
![[바르샤바=AP/뉴시스]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지지를 받은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사진은 1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모습. 2025.06.02.](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2/202506021508269875_l.jpg)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지지를 받은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2일(현지 시간) AP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전날 치러진 대선 2차 투표에서 50.89%를 득표해 대통령에 선출됐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소속된 여당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49.11%를 얻어 낙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유사한 "위대하고 강한 폴란드"를 내걸고 지지세를 결집한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기독교적 국가공동체'와 '불법 이민자 없는 안전한 폴란드'를 공약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나브로츠키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나브로츠키 후보를 백악관에서 따로 만나 힘을 실었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독대 사진을 유세 전면에 내세웠다. 대선을 5일 앞둔 지난달 27일에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나브로츠키 당선인 승리로 대통령과 총리의 기반 정당이 다른 분점정부가 계속 이어지게 됐다. 현직 안제이 두다 대통령 역시 나브로츠키 당선인을 지지한 법과정의당(PiS) 출신이다.
폴란드는 의회를 이끄는 총리가 국정 전반을 지휘하지만, 대통령도 법률안 거부권과 외교·국방 분야의 일정 수준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보수 성향 역사학자 출신인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투스크 총리의 친EU 개혁 정책을 견제하며 민족주의 강화를 시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AP/뉴시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진=뉴시스DB)](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2/202506021508313417_l.jpg)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의료·교육 등 정부 복지 혜택은 우크라이나인이 아닌 폴란드인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지 않는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스크 내각이 2027년 차기 총선까지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투스크 총리가 사실상 자신에 대한 중간 평가 측면이 강한 대선에서 패하면서 국정 동력이 상당히 약화됐다는 평가에서다.
2023년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법과정의당이 야당 시민플랫폼에 패배했기 때문에 두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야당 지위로 대선에서 승리한 나브로츠키 후보는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는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적 60% 찬성으로 재의결할 수 있으나,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중도 연정 의석수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발동하면 막아설 방법이 없다.
가디언은 "투스크 내각이 법치주의, 낙태, 성소수자 권리 등에 대한 선거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나브로츠키 후보 승리로 장기화될 것"이라며 "2027년 총선 전 대대적 개혁은 어렵거나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두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주셔서, 책임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나브로츠키 후보 당선을 축하했다. 그는 8월6일까지 재임하고 나브로츠키 당선인에게 직을 넘긴다.
나브로츠키 당선인과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결선 당일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초(超)접전을 벌였다. 폴란드 선관위에 따르면 대선 결선 투표율은 71.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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