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홈플러스 천안점에서 7년 2개월째 근무하는 이향숙 씨(58·여)는 2일 근무복 대신 '마트산업노조'가 새겨진 노란 조끼를 입고 개장 전인 매장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최저임금을 받고도 열심히 일했다. 생계고 일터니까. 그런데 갑자기 계약해지가 통보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폐점 설명회가 진행됐다. 일자리가 이렇게 쉽게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최근 천안점을 포함해 천안신방점과 세종 조치원점에 폐점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회사는 기업 회생 절차라는 명분을 삼았지만 대주주인 MBK가 자기 이익만 빼먹고 약속한 투자를 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직원은 물론, 협력사, 입점 업주, 계약직 등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걸린 폐점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홈플러스 천안점 앞에서는 폐점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매장 근로자 및 민주노총 마트산업 노조 관계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위원장 등 20여명이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폐점 통보를 받은 3곳이 문을 닫으면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 십 수년간 점포에 뿌리 내려온 입점 업주와 지역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된다"며 " 결국 대주주인 김병주 MBK 회장은 폐점과 매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겠지만 상권 붕괴로 경제 전체가 파탄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의 핵심 거점인 홈플러스 천안점의 폐점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자구노력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폐점 결정을 규탄하며 김병주 MBK회장 사진이 부착된 입간판에 물풍선을 던지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 씨도 11시 근무를 위해 매장으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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