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발달장애인 7명, 사전투표 포기"…투표권 보장 촉구

마산·창원장애인인권센터 등 도청서 규탄 기자회견 "중앙선관위 매뉴얼의 지원 규정에도 일부선 거부"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마산·창원장애인인권센터, (사)위드장애인인권센터 등 관계자들이 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발달장애인 7명이 지난달 29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소를 찾았으나 사전투표소 측의 투표보조인 지원 거부로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5.06.02.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경남 마산·창원장애인인권센터와 (사)위드장애인인권센터는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사전투표 때 발달장애인 7명이 보조인 지원을 못 받아 투표를 포기했다"면서 발달장애인의 투표권 보장을 촉구했다.

두 단체는 "지난 2022년 5월 3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당시 창원시 성산구선관위 직원들이 투표하려는 발달장애인에게 투표보조인을 지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정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었는데, 3년이 지난 이번 대선 사전투표에서도 발달장애인 7명이 사전투표소 측의 투표보조인 지원을 받지 못해 투표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A씨는 지난 5월 29일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어머니와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고, 어머니가 A씨의 보호자로서 투표보조를 요청하고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선관위 직원은 '발달장애가 있어 투표보조인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거부했다.

이에 A씨 어머니는 이전 선거에서 투표보조인 지원을 받아 투표한 사실과 지원의 필요성을 10분가량 설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A씨는 사전투표를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A씨 이외 창원시 마산회원구·마산합포구에서 사전투표를 하려고 한 발달장애인 6명도 현장에서 투표보조인 지원을 받지 못해 투표를 포기해야 했다.

두 장애인인권단체는 "중앙선관위 매뉴얼을 보면,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혼자서 기표하기 어려운 경우, 가족(1인)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에게 보조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니어서 어떤 사전투표소에서는 운이 좋아 보조인 도움을 받아서 투표할 수 있고, 어떤 사전투표소에서는 보조인 지원을 거부 당해 투표를 포기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왜 발달장애인은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 행사가 투표소 선관위 직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야 하는지,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유린하는 선관위 직원들의 작태와 투표소 내에서의 주먹구구식 응대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있는 매뉴얼을 개정하고, 경남선관위와 창원시 선관위 책임자는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소에서 제기된 달발장애인의 투표보조인 지원 거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경남선관위 및 투표소에 배치된 선거사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라"면서 "아울러 향후 선거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해 '이해하기 쉬운 공보물'을 제공하고, 정당 로고와 후보자 사진 및 색깔 등이 포함된 '그림투표 보조용구;를 지원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