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폴란드, 우크라 강력 동맹국→조건부 파트너로 바뀔 듯

뉴시스

입력 2025.06.02 17:46

수정 2025.06.02 17:46

민족주의 보수 포퓰리스트 나브로츠키, 대선 승리 친유럽 투스크 총리에도 타격…EU와의 관계 개선 차질
[바르샤바=AP/뉴시스]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나브로츠키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친유럽 성향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타격을 받게 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지원과 유럽연합(RU)과의 관계 개선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025.06.02.
[바르샤바=AP/뉴시스]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나브로츠키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친유럽 성향 도널드 투스크 총리가 타격을 받게 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지원과 유럽연합(RU)과의 관계 개선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025.06.02.
[바르샤바(폴란드)=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1일 치러진 폴란드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수 역사학자이자 확고한 민족주의자 카롤 나브로츠키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됨에 따라 유럽의 심장부에서 우파 포퓰리즘의 부활을 알리게 됐다.

나브로츠키는 8월6일 취임할 예정인데 그가 폴란드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긴밀한 정책 조율을 통해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긴장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족주의 수사를 계속해온 그의 승리는 보수주의적 포퓰리즘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전 정치 경험이 없는 42살의 나브로츠키는 애국적인 주제, 카톨릭의 전통 가치, 그리고 EU와 독일 등 더 큰 유럽 국가들에 맞서 폴란드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선거 운동에 나섰었다.

나브로츠키의 승리는 이주자 문제와 국가 주권,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최근 극우 정당들에 대한 지지가 급등하는 유럽 전역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패배한 자유주의 후보 라팔 트르차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에게 투표한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 규범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나브로츠키의 승리는 또 2023년 EU와의 관계 개선 및 사법부 독립 회복 약속을 통해 재집권한 도날드 투스크 총리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기도 하다. 나브로츠키는 법과정의당의 지지를 받았는데, EU는 법과정의당이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했다고 지적해 왔었다.

투스크 총리는 중도파, 좌파, 농업 보수주의자들과의 연합을 통해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결합법과 낙태 규제 완화를 포함한 주요 약속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치에 반대하는 나브노츠키가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면 투스크의 의제를 복잡해지고 정치적 교착 상태를 촉발시킬 수 있다.

나브로츠키의 승리는 폴란드와 트럼프 미 행정부 간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에는 미군 1만명이 주둔하고 있지만 투스크와 그의 파트너들은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나브로츠키의 승리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나브로츠키는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방위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은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한 장기적 비용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는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폴란드의 지원에 대해 충분히 감사해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동맹국에서 조건부 파트너로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3년 투스크의 재집권을 폴란드가 친유럽 회귀로 환영했던 EU에게도 나브로츠키의 승리는 큰 타격이다.
나브로츠키와 법과정의당은 EU가 폴란드의 사법 개혁과 이주 정책에 관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며 비판했었다.

한편 폴란드의 즐로티화는 2일 오전 소폭 약세를 보여 잠재적 정책 불안과 EU와의 긴장 재고조를 투자자들의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수십억 유로의 EU 자금이 폴란드의 사법 개혁과 연계돼 있는데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협조가 없으면 투스크 정부는 EU 자금 사용이 대한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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