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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쟁사 출신 임원도 모셨다… "美시장 공략 총력전"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2 18:08

수정 2025.06.02 18:44

TSMC 21년 재직한 ‘마가렛 한’
DSA 파운드리 부사장으로 선임
현지 기반·생태계 영향력 확장 기대
‘SAFE 포럼’ 활용, 파트너십 강화도
삼성, 경쟁사 출신 임원도 모셨다… "美시장 공략 총력전"
삼성, 경쟁사 출신 임원도 모셨다… "美시장 공략 총력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 출신 인사를 북미 파운드리 사업 총괄급 임원으로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서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로, 미국 내 파운드리 전략을 본격 가동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사는 미국 현지에서의 반도체 생태계 협력과 기술 교류 행사를 통해 파운드리 고객 기반을 넓히고 생태계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파운드리 1위 경쟁사 인재도 수혈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주법인(DSA)은 최근 마가렛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사진)을 파운드리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선임했다. 마가렛 한 부사장은 대만 TSMC에서만 21년간 재직하며 북미 비즈니스와 고객 대응을 이끈 파운드리 전문가다.

특히 TSMC 북미 마케팅 및 비즈니스 개발 부서를 설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고, 이후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로 이직해 글로벌 외부 생산 소싱 및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수석 이사로 일했다.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가 북미 현지에서 파운드리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글로벌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마가렛 한 부사장은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계에서 일하며 북미 반도체 고객 생태계에 정통한 인물로 신규 고객 수주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 기지에는 엔비디아, AMD, 테슬라,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및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의 신규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공장 운영 뿐만 아니라 향후 현지 고객 확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미국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북미 파운드리 전담 임원 선임의 필요성이 높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테일러 공장이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삼성전자가 북미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한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지난해 사업부 직원들에게 취임 일성으로 "텍사스 테일러 팹(공장)을 생각하며 일해주시기를 부탁 드린다"며 "많은 자본 투입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계획되고 있지만 팹을 가동하기 위해서 할 일이 아주 많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생태계 확장…파트너사와 협업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내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의 일환으로 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삼성 반도체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SAFE) 포럼 2025 US'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SAFE 포럼은 삼성 파운드리가 설계자동화(EDA), 반도체 설계자산(IP), 패키징, 디자인하우스 등 다양한 생태계 파트너와 협업을 강화하는 글로벌 행사다. 매해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지역에서 행사가 열렸고, 이중 미국은 반도체 수요가 가장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SAFE 포럼은 기술 공개보다는 생태계 강화, 실질적인 파트너십 확대에 방점을 두며 조용히 진행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올해 SAFE 포럼은 열면서도 예년과 달리 함께 개최하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은 비공개로 조용히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FF는 최신 공정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는 자리로 활용됐던 만큼 올해는 기술 선전에 앞서 고객·파트너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 및 미국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빅테크 고객사 확보 및 테일러 공장 가동을 앞둔 시점에서 북미 고객과의 관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졌고, 파운드리 사업부는 파트너와 내실을 다지는 데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