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폴란드 대선 역전 나브로츠키는…복싱 선수 출신 42세 민족주의 역사학자

뉴시스

입력 2025.06.02 18:12

수정 2025.06.02 18:12

학자 출신, 첫출마에 대통령 당선 파란 '기독교 공동체' 원리주의 보수층 공략 복싱선수 경력…범죄연루 의혹도 받아
[바르샤바=AP/뉴시스]폴란드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된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 2025.06.02.
[바르샤바=AP/뉴시스]폴란드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된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 2025.06.0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원 속에 폴란드 대선에서 승리한 카롤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는 민족주의 성향 역사학자이자 전직 아마추어 복싱 선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1일(현지 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50.89%를 득표해 제12대 폴란드 대통령에 당선됐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소속된 여당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49.11%를 얻어 낙선했다.

1983년생으로 42세인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직업 정치인이 아닌 역사학자 출신의 신인이다. 첫 정치활동으로 대선에 출마해 곧바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국가기억연구소'를 이끌며 나치 독일과 소련에 분할 점령됐던 폴란드 민족주의 서사를 다뤘다. '소련 붉은 군대 기념비' 철거를 주도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낙태와 성소수자 권리 보장에 반대하고 총기 소유권 보호, '기독교 공동체 복원'를 주창하는 등 원리주의 강경 보수 목소리를 내며 강고한 지지층을 얻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교육 등 정부 복지 혜택은 우크라이나인이 아닌 폴란드인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법과정의당(PiS)이 8년 만에 실각하자 정치권 바깥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극우 성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방미한 그를 백악관에서 따로 만나 힘을 실어줬고, 대선을 5일 앞두고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폴란드를 찾아 지지 선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유사한 "위대하고 강한 폴란드"를 내걸어 지지세를 결집하고 불법 이민자 문제 근절을 강조하며 '폴란드 가치의 수호자'를 지향했다.

지난달 18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에 소폭 뒤쳐졌으나, 1일 결선에서 약 1.8%포인트 차이로 역전승했다.

1차 투표에서 15%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낙선한 강경 보수 성향의 슬라보미르 멘첸 후보 지지 표심이 나브로츠키 당선인 쪽으로 쏠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마추어 복싱 선수 출신인 그는 과거 다수의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2009년 그단스크에서 140여명의 축구 팬들이 충돌한 집단 폭력 사건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귀한 싸움이었다"며 정면 돌파했다.

또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브로츠키 당선인은 학생 시절 성매매 알선에 가담했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다만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