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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현장] "첫 투표권 뿌듯, 공약 보고 골랐다"…울산 유권자 종일 발길(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6.03 15:44

수정 2025.06.03 15:44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잘 사는 나라를"…폐원 유치원 등 이색투표소도
[투표현장] "첫 투표권 뿌듯, 공약 보고 골랐다"…울산 유권자 종일 발길(종합)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잘 사는 나라를"…폐원 유치원 등 이색투표소도

투표 시작 전 줄 선 유권자들 (출처=연합뉴스)
투표 시작 전 줄 선 유권자들 (출처=연합뉴스)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김근주 김용태 기자 = "우리 서민부터 먼저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제대로 된 대통령이 좀 돼주세요."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울산에서는 269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남구 신정중학교에 마련된 옥동 제3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6시가 되기 전부터 유권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에도 유권자 20여 명은 건물 입구에 들어가 있거나 우산을 쓴 채 줄을 서서 투표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투표가 시작되자 유권자들은 "등재번호 아는 분은 바로 들어가시고, 모르는 분은 찾아드릴게요"라는 투표사무원 안내에 따라 본인 확인을 한 뒤 투표용지를 받아 한 표를 행사했다.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이모(61)씨는 "건설 현장 일 때문에 새벽에 나가는 길에 투표하러 왔다"며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힘든데 새 대통령은 가장 먼저 서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힘써줬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투표하러 온 70대 김모씨 부부는 "후세대를 위해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다"며 "깨끗한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투표 기다리는 유권자들 (출처=연합뉴스)
투표 기다리는 유권자들 (출처=연합뉴스)

중구 울산중앙새마을금고에 설치된 복산동 제2투표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 발길이 이어졌다.

대규모 신축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설치된 투표소여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까지 모두 편안한 차림으로 줄을 서서 투표했다.

7개월 된 아이를 품에 안고 투표장으로 온 황병준(34)씨 부부는 "사실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할지 확신은 서지는 않는다"며 "그나마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했다. 새 대통령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한 표를 행사한 신활(69)씨는 "후보들을 보면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뽑아야 하기에 투표하러 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웃과 함께 투표를 마치고 나온 최상희(88)씨는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을 속이지 말고 베푸는 마음으로 나라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투표 중' (출처=연합뉴스)
'투표 중' (출처=연합뉴스)


월평초등학교 체육관에 설치된 신정5동 제2투표소에는 점심시간 전후로 유권자가 몰리면서 7∼8명이 줄을 서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

교대근무를 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은 퇴근길에 짬을 내 투표소를 찾거나, 출근 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뒤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젊은 층에서는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해 신분 확인을 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투표소를 헷갈려 잘못 찾아왔다가 헛걸음하고 선거사무원의 안내를 받고 돌아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월평초등학교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 고도성(36)씨는 "야간근무 후 오늘 아침에 퇴근해 집에서 쉬다가 '그래도 투표율을 높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앞으로 뽑힐 대통령은 여야 갈등을 봉합하고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나라를 위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살짜리 딸아이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자영업자 김도완(40)씨는 "대통령은 나라 경제를 좀 살리고 서민과 자영업자가 먹고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표 행사하는 유권자 (출처=연합뉴스)
한 표 행사하는 유권자 (출처=연합뉴스)

이날 울산 곳곳에는 폐원한 유치원 교실, 소극장, 탁구장, 전시관 등 이색적인 곳에 투표소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을 기념하는 중구 '외솔기념관'에는 병영2동 제4투표소가 설치돼 종일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투표를 마친 박모(42)씨는 "휴일이라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해 투표하러 나왔다"며 "계속 권한대행 체제로 나라가 굴러왔는데 누구든 빨리 대통령이 선출돼 정국을 안정시키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폐원한 양지유치원 교실에 설치된 우정동 제2투표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투표하고 나온 안모(19)군은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얻어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정치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공약을 보고 골랐다"고 말했다.

중구 다운동 제1투표소는 '세린작은도서관 비파와수금 소극장'에, 북구 염포동 제4투표소는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에, 울주군 삼남읍 제3투표소는 '서부청소년수련관 댄스연습실'에 꾸려졌다.

울산의 투표율은 오후 3시 기준 67.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9∼30일 기록한 사전투표율 32.01%를 합산한 것이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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