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 130년 만에 계급 회복·팡테옹 안장 추진

뉴시스

입력 2025.06.04 10:21

수정 2025.06.04 14:17

이슬람·유대인 많은 프랑스, 가자 전쟁으로 갈등 커지자 간첩 몰려 수감됐던 유대인 장교, 소장 진급 만장일치 채택 국민의회, 만장일치로 보상법안 통과…상원서도 통과 예상
[메단=AP/뉴시스]프랑스 파리 근교 메단의 에밀 졸라 저택 부지에 있는 알프레스 드뤠퓌스 박물관 내부.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극명하게 드러낸 드레퓌스 사건을 기념하는 곳이다. 프랑스 의회가 2일(현지시각) 유대인 드레퓌스에 대한 군당국의 탄압을 보상하는 의미에서 그의 계급을 소장으로 진급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2025.6.4.
[메단=AP/뉴시스]프랑스 파리 근교 메단의 에밀 졸라 저택 부지에 있는 알프레스 드뤠퓌스 박물관 내부.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극명하게 드러낸 드레퓌스 사건을 기념하는 곳이다. 프랑스 의회가 2일(현지시각) 유대인 드레퓌스에 대한 군당국의 탄압을 보상하는 의미에서 그의 계급을 소장으로 진급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2025.6.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894년 프랑스군에 팽배한 반유대주의로 인해 간첩으로 몰리면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유대인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에 대한 보상이 130년 만에 이뤄지게 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프랑스 하원인 국민의회가 지난 2일 계급을 박탈당한 드레퓌스의 계급을 준장으로 승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상원에서도 압도적 다수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드레퓌스를 국가 영웅들의 안식처인 팡테옹에 안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치는 프랑스 내 유대인 관련 시설에 대한 훼손이 이어지는 등 프랑스의 유대인 차별에 대한 속죄가 아직 충분하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드레퓌스의 증손자 미셸 드레퓌스는 RTL 라디오에 “증조부가 사법적으로는 복권됐으나 군에선 복권되지 못했다. 그가 군을 떠난 이유”라면서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한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지난달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기소되고, 모욕당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군에서 쫓겨나 ‘악마섬’에 유배됐다”고 썼다. ‘악마섬’은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배형 식민지였다.

드레퓌스 사건은 당시에 큰 논란을 일으켰으며 프랑스 혁명 이후 한 세기 동안 누적된 프랑스 사회의 분열이 드러난 계기였다.

당시 가톨릭 전통이 강한 프랑스 군에서 유대인이 탄압당하는 것에 세속주의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드레퓌스 수감을 둘러싼 충돌이 고조됐다. 당시 작가 에밀 졸라가 정부를 반유대주의로 고발하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드레퓌스가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된 것은 1906년이며 소령 계급으로 복직되었으나 1년 후 군을 떠났고, 제1차 세계대전 중 재입대해 대령까지 승진했다.

지난주, 파리에서는 세 곳의 유대교 회당과 한 유대인 식당이 녹색 페인트로 훼손되었고, 홀로코스트 기념관도 두 차례 공격을 당했다.

리옹에서는 한 초등학교 교실 벽에 반유대주의 낙서와 나치 문양이 그려졌고, 지난달 31일에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들 사건은 가자 전쟁을 둘러싸고 서유럽에서 이슬람 및 유대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프랑스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극좌는 팔레스타인을 강력히 지지하고 극우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드레퓌스 사건 반세기 뒤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7만6000명을 히틀러의 강제수용소로 보내 숨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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