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당국, 2차 기술협의 개시…비관세 장벽 의제에 난항
한미 협상, 실용주의 앞세워 빠른 타결보다 연장에 무게
5월 누적 수출 전년比 0.82%↓…미·중 수출 모두 감소세
중국과 관계 설정은 어떻게?…외교적 관계 회복 나설 듯
![[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통화하며 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04. myjs@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5526243_l.jpg)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당선인이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신중론을 강조한 만큼 대미 협상에 있어 빠른 시일 내 타결하는 것이 아닌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상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특히 미국은 최근 자국 무역수지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나라 비관세 장벽 철폐를 주요 의제로 삼았는데 소고기와 쌀이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오른 만큼 향후 미국과의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과 중국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과의 관계 재설정도 새정부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간 통상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수출 경쟁력 회복과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행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을 만나 관세, 안보, 대북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2025.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5578957_l.jpg)
◆통상당국, 2차 기술협의 개시…비관세 장벽 의제에 협상 난항
한미 양국은 지난달부터 ▲균형무역 ▲비관세조치 ▲경제안보 ▲디지털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2차 기술협의를 개시했다. 회의에서 우리측은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 인하 또는 폐지를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NTE 보고서에 적시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NTE 보고서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제약 ▲약값 책정 정책 등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꼽은 바 있다.
세부적으로 소고기의 경우 30개월 이상을 포함해 월령과 관계없이 육포와 소시지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철폐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쌀은 저율할당관세 적용 폐지와 고율의 관세 부과 철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고기와 쌀이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오른 만큼 향후 미국과의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선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고 통상절차법에 따라 국회 비준동의 또는 법 개정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미국산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미국산 수입 소고기 개월령 제한 조치를 포함한 미국산 소고기 및 소고기 가공품 수출 규제를 문제 삼으면서 이 규정을 관세 협상에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는 미국이 개월령 해제 조치를 요구할 경우 우리 축산 농가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2025.04.01. jini@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004871_l.jpg)
◆한미 협상, 실용주의 앞세워 빠른 타결보다 연장에 무게
미국과의 협상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당장 소고기 수입 개방을 두고 축산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수 있고 쌀 개방 문제도 농가의 생존과 연결돼 있는 부분이라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재명 당선인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선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맨 앞에 가면 안된다. 매를 들고 때리려고 기다릴 때는 늦게 가야 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새정부는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와 현재까지 진행된 2차 기술협의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면서 오는 7월8일 이전에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이끌어내거나 협상 기한을 다시 설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민주당 측에선 내부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이 더 연장되는 것을 가정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분야와 한미간 조선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포함한 패키지 협상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572억7000만 달러(79조250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충격으로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15대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4개월만에 수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5.06.01. yulnet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023542_l.jpg)
◆5월 누적 수출 전년比 0.82%↓…미·중 수출 모두 감소세
대미 협상이 길어질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며 우리나라 수출 비중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對)미·중 수출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되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275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75억 달러 대비 0.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으로 전년대비 10.4% 늘어난 1278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수출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올 1월 93억 달러(-9.4%)를 시작으로 2월 99억 달러(+0.9%), 3월 111억 달러(+2.2%), 4월 106억 달러(-6.8%), 5월 100억 달러(-8.1%) 등의 대미 수출액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안덕근(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무토 요지(왼쪽) 일본 경제산업상, 왕 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03.30. yes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058415_l.jpg)
◆중국과 관계 설정은 어떻게?…외교적 관계 회복 나설 듯
새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진행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대중 수출액으로 1330억2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85%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중간재로 구성된다.
올해 들어선 대중 수출액은 1월 92억 달러(-13.9%), 2월 95억 달러(-1.4%), 3월 101억 달러(-4.4%), 4월 109억 달러(+3.9%), 5월 104억 달러(-8.4%) 등을 기록하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친미, 친일 정책을 표방하며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새정부는 중국과의 외교적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둘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이재명 당선자는 외교·안보 공약을 통해 "중국은 중요 무역상대국이자 한반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라로 지난 정부에서 최악의 상태에 이른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2025.06.01. jtk@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097614_l.jpg)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회복과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새정부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명 당선인은 회복과 성장을 통해 보편적 기본사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12·3 계엄령 선포 이후 흔들리고 있는 경제 기반을 복구하기 위해 30조원 규모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최대한 빠른 시일에 추진해 내수 회복의 마중물로 삼고 산업구조 전환 지원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일단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 지원책을 가동하는 한편 선거 기간 중 핵심 국정 어젠다고 내걸었던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 방안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당선인은 100조원 규모의 민간·공공 투자 기반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규제 합리화와 인재 양성을 통해 산업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전=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AI기반 무인체계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5.04.17.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100695_l.jpg)
◆"국익 우선시한 한미 협상과 유연한 中 관계 설정해야"
통상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시간을 벌면서 국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중국 관계 설정과 관련해선 교역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보다는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7월8일까지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될 지 여부와 유예 기간을 넘겼다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새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시간을 벌면서 국익을 우선시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원장은 이어 "새정부가 들어서면 중국 친화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중국을 잘 활용하면 우리의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실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외교를 펼치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냈다.
박석재 우석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으로 적대시하지 말고 가까이 지내야 한다"며 "미국과 군사안보 등에서 긴밀할 수 있지만 중국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만큼 친중적인 입장을 취해 실리를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경기 화성시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 청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2.11.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6/04/202506041036134294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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