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북한, 모내기 시기 전력 공급 점검…전력 제한 지역 확대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4 17:03

수정 2025.06.04 18:53

황해북도 송배전부에 시·군 신증축 주택 단지 전력공급 보고서 제출 요구
도 송배전부 지난해 12월부터 전력 공급 현황, 통제 필요성 등 종합 정리 중
올해 모내기 전투 시기까지 6개월간 농업용 전력 공급 활용 통제 의도 관측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짖난달 30일 "증산군 풍정농장에서 모내기 일정 계획을 1.3배 이상으로 수행해 기본면적의 모내기 마감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짖난달 30일 "증산군 풍정농장에서 모내기 일정 계획을 1.3배 이상으로 수행해 기본면적의 모내기 마감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이른바 ‘모내기 전투’라 불리는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 황해북도 송배전부에 전력 공급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과 주택 지구에 공급된 전력량을 비교, 전력 사용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4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황해북도 송배전부가 지난달 초 내려진 중앙의 지시에 따라 모내기 전투 기간 이뤄진 전력 공급 현황과 설비 점검 정형(실태)을 담은 보고서를 도 인민위원회와 내각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하고 있다”고 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을 요구한 북한 황해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은 이 보고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모내기 전투가 끝나는 시기까지 약 6개월간 황해북도 주요 시·군의 신축 및 증축 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한 전력 공급 현황, 송배전 설비 설치 및 관리비 부담 실태, 전력 공급 통제 필요성 등을 종합 정리한 기초 자료로, 모내기 전투 기간 농업용 전력을 정상적으로 공급했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범위는 황주, 사리원, 신계, 연산, 봉산을 포함한 도내 9개 시·군이며, 공사 완료 후 3개월 이상 경과된 공동주택 단지에 공급된 전력량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송전 부하량, 평균 저녁 시간(18:30~22:00) 전력 소모량, 전기 난방기기 사용 여부 등을 기준으로 주택 단지를 3단계 통제군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해당 주택 단지의 저녁 시간 평균 전력 소모량은 도 배전망의 허용 한계 대비 1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 난방기기 사용에 따른 전력 과부하로 차단기 이상 반응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 송배전부는 해당 보고서에 살림집을 건설할 때 전력 공급 능력에 관한 판단 없이 설계가 이뤄져 전력 과부하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주민들의 전기 난방기기 사용 자체가 불법행위로 치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문제점을 파악해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상당수의 신축 아파트 설계 당시 현실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난방 중심으로 설계된 점이 문제로 지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 송배전부는 상부에 올릴 보고서에 앞으로 살림집을 건설할 때 전기설비 용량 검토와 부하 모의시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통전 지대에도 시간대별 자동 차단 장치를 도입하고 난방 및 취사 전용 회선을 분리하는 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권고를 보고서에 포함할 예정이다.


특히 도 송배전부는 일부 통전 지대에 시범 도입 중인 전기 공급을 끊은 뒤 무작위 세대를 불시 검열해 전기 사용 여부를 검열하는 ‘정전 신호 후 무작위 검열 제도’가 주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용을 통제하는데 효과가 크다는 의견을 보고서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모내기를 제철에 질적으로 끝내자"고 주민들을 독려하는 선전선동의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모내기를 제철에 질적으로 끝내자"고 주민들을 독려하는 선전선동의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증산군 풍정농장에서 모내기 일정 계획을 1.3배 이상으로 수행해 기본면적의 모내기 마감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선전선동의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증산군 풍정농장에서 모내기 일정 계획을 1.3배 이상으로 수행해 기본면적의 모내기 마감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선전선동의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