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석탄공사 직원들, 대통령에게 손편지…"헌신짝처럼 버려져"

뉴시스

입력 2025.06.04 13:15

수정 2025.06.04 13:15

국회 찾아 고용 승계 호소 “석탄공사의 유산으로 남고 싶습니다”
원주 대한석탄공사 본사 청사에 내걸린고용승계 촉구 현수막.(사진=석탄공사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 대한석탄공사 본사 청사에 내걸린고용승계 촉구 현수막.(사진=석탄공사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뉴시스]홍춘봉 기자 = “공공기관 입사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헌신짝처럼 버려진 기분입니다”

대한석탄공사 본사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이 4일 국회를 찾아 이재명 대통령에게 눈물의 손편지를 전달했다.

산업 전환의 큰 파도 앞에서 자신의 일자리뿐 아니라 자존감마저 위협받는 이들. 이들은 하나같이 석탄공사에서의 삶이 단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대한석탄공사 본사 소속 직원은 총 58명. 이 중 상당수는 폐광대책비를 받고 퇴직 수순에 있지만,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직원 17명은 ‘폐광금’이 아닌 ‘미래’를 택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용승계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들은 깊은 절망에 빠졌다.



고용승계를 희망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모아 전달한 김민철 본사지부장(석탄공사 노조)은 “조기 폐광이 결정된 2022년 3월부터 정부가 일관되게 고용승계 불가 방침을 밝혔더라면 직원들도 미련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올해 5월 2일까지도 ‘고용승계를 포함한 향후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라 했습니다. 불과 3주 만에 입장을 바꾼 것, 납득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의 손편지는 단지 일자리 하나를 지키기 위한 절박함만은 아니었다.
공기업 입사의 기쁨으로 인생의 궤도를 다시 그렸던 순간, 가족에게 자랑스러웠던 시간이 너무도 짧았던 이들은 공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되묻는다.

“정부가 필요해서 뽑은 저희 아닙니까? 우리도 국가의 필요에 응답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아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건 너무 가혹합니다”

고용승계를 희망하는 17명은 정부 산하 유관기관으로의 승계라도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단지 그들이 일해온 자취가 쉽게 지워지지 않기를, 그들의 노동이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랄 뿐이다.

“석탄공사가 해왔던 일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없듯, 우리도 석탄공사의 유산으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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