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2만명이 실시간 시청해
세계 최고 수준 韓 의료기술 현지 찬사
세계 최고 수준 韓 의료기술 현지 찬사

[파이낸셜뉴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생후 6개월 아기에게 생체 간이식을 집도하며 한국 간이식 기술의 우수성을 중국 전역에 알렸다.
4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승규 석좌교수(간이식·간담도외과)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11일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에서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남아를 대상으로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수술은 한·중 간이식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돼 중국 전역에서 2만여명의 간이식 전문가들이 이를 시청했다.
리웨이(가명)는 생후 6개월에 불과한 저체중 환아로, 카사이 수술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간이식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체중은 약 6kg으로 국내 기준 소아 간이식에 필요한 체중인 8kg에 못 미쳤지만,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환아의 생명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했다.
기증자인 아버지의 간 일부를 절제해 이식하는 수술은 약 9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수술 3일째부터 리웨이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퇴원 시까지 건강한 모습을 유지했다.
수술은 서울아산병원의 정동환·윤영인 교수가 간 절제술을 맡았고, 이승규·문덕복 교수가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이 진행된 창궁병원은 칭화대가 운영하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으로, 중국 의료계에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승규 교수는 “칭화대의 요청으로 위급한 환아에게 생명을 줄 수 있어 매우 뜻깊었고, 동시에 한국 생체 간이식의 수준을 중국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기회”라며 “앞으로도 국제 협력을 통해 고난도 수술 기술을 공유하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음 날 칭화대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도 진행했다. 그는 세계 최초 단일기관 9000례 간이식을 달성한 경험과 철학, 의학도에게 필요한 자세 등을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재까지 생체 간이식 7502례,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한 총 9000례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대 1 생체 간이식 650례,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1126례 등 모두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생체 기증자 8800여명 가운데 중증 합병증이나 사망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수혜자의 장기 생존율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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