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경제 성장을 앞세우면서 경제계와 호흡을 맞춰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당대표 등을 지내며 기업인들과도 인연을 이어오고 눈길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진보 진영 내에서도 '실용주의 전략가'로 불릴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재계 총수들과 긴밀히 소통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역내 반도체 기업 사업장 수시로 찾으며 접촉면을 넓혀왔다.
이재용 두 손 잡은 이재명…최태원과는 차담회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던 지난 3월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을 맞이하며 "대한민국의 진짜 미래인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SSAFY를 꾸려 왔다"고 환대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도 잘 산다. 삼성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도 여러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 8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최 회장이 일본과의 경제 연대 필요성을 제언하자 이 대통령이 "어쩌면 그렇게 저하고 생각이 똑같냐"며 공감했고, 지난해 11월 SK그룹이 주최한 'SK AI 서밋'에서는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가첨단산업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경기도지사 시절 관할 지역에 삼성전자(기흥·화성·평택)와 SK하이닉스(이천)의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만큼, 양사 경영진과 수시로 소통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는데,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도 행사장을 찾았다. 이재용 당시 부회장은 현장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전략을 발표했고, 이때 이재명 대통령과도 대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후 첫 경제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계속 주도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듣고 싶다"며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기도 했다.
정의선과 '트럭 드라이브'…정용진·박용만·손경식도 인연
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드라이브 회동'도 재계 내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일화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21년 5월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당시 이 대통령과 정 회장은 수소 버스와 자율주행차에 차례로 탑승했는데, 돌연 두 사람만 수소전기트럭에 올랐다. 예정에 없었던 즉석 시승이었다. 정 회장이 직접 트럭 운전대를 잡았고, 두 사람은 예정보다 1시간 길게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신세계그룹, 두산그룹과도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 3월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건설을 위한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당시 부회장에게 "경기도민의 숙원이었지만 근 10년 넘게 번번이 무산됐던 일"이라며 "신세계그룹의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편지를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같은 해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꼽으며 그의 산문집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듬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만문명답) 대담에 참여했다.
이 대통령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깜짝 회동'도 있었다. 두 사람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서로 안면을 익혔는데, 이후 한 행사장에서 우연히 조우했다고 한다. 당시 손 회장이 "경총에 한 번 더 와 달라"고 제안했고, 이 말을 기억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1일 경총을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은 이 대통령에 대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혁신을 향한 개방적 태도,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은 늘 깊은 인상을 줬다"고 평가하면서 "이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기술, 혁신, 지속 가능 성장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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