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정부 출범 첫날, 코스피 2.66% 상승
취임 당일 지수 하락 징크스 깨져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 부양 기대감까지
'허니문 랠리' 기대감 고조
취임 당일 지수 하락 징크스 깨져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 부양 기대감까지
'허니문 랠리' 기대감 고조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취임 첫날 주가가 빠지는 '징크스'가 17년 만에 깨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4일 국내 증시가 2%넘게 급등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기대감 등으로 증권가에서도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 취임 당일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6% 오른 2770.84에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대통령 취임 당일 지수가 상승 마감한 건 17대 이명박 대통령(1.34%) 이후 처음이다.
13대 노태우 대통령(취임 당일 휴장, 다음날 2월26일 기준)은 3.30%, 14대 김영삼 대통령은 2.56%, 15대 김대중 대통령은 4.53% 각각 내렸다. 이어 16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 2023년 2월 25일에는 3.90% 하락했으며,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대통령 때도 취임 당일 각각 0.46%, 0.99% 떨어졌다. 20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지난 2022년 5월 10일에도 0.55% 하락하며,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했다.
오래된 징크스가 깨진 건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 영향이 컸다.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안 재추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MSCI 편입 추진 등을 자본시장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새 정부의 적극적인 주식시장 부양 의지, 상법 개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감 등이 지수에 반영되고 있다'며 "특히 현재 여당 의석수가 과반 이상 차지한 가운데 정부의 정책 시행 동력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강력한 내수 부양 의지도 기대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기 침체에 대한 단기 대책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꼽으며 집권시 30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날 주요 내수주인 BGF리테일(7.56%), 이마트(3.31%), 농심(2.96%), 신세계(2.58%) 등은 일제히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허니문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 신성장 동력 육성, 자본시장 활성화 등 즉각적인 체질 개선을 강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에서다. 역사적으로도 선거 후 1년간 코스피는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제13대부터 20대까지 각 정부의 출범 1개월 후 코스피 지수 평균 상승률은 4.7%, 1년 후는 15.4%를 기록했다.
낮은 밸류에이션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연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13배까지 하락했던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최근 9.15배까지 상승했다. 다만 10년 평균(10.3배)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흥국증권 황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0년 이후 각 대통령의 임기 전후 PER은 대체로 현 정부 출범 수준 보다 높게 이어져 온 바 있다"며 "역대 정부 출발 시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출발하는 최근 상황은 가치회복을 표방하는 정책과 맞물려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