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李대통령 첫 인선 3大키워드는 '실무능력' '전문성' '소통'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4 16:21

수정 2025.06.04 16:21

-이 대통령, "즉시 업무 가능하고 성과 낼 사람들로 시작"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김민석 국회의원,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강훈식 국회의원,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국회의원이 임명됐고,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로는 김민석 국회의원,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강훈식 국회의원,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국회의원이 임명됐고, 경호처장은 황인권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새 정부 출범직후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정책기조를 수행할 각료들의 첫 인선 기준은 '실무능력', '전문성', '소통'으로 요약됐다.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아우르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전문성은 해당 분야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디테일한 지식이 있어 야하고, 이를 일선 현장에 효율적으로 적용하려는 실무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이 부각된 것이다. 다만 톱 다운식의 '일방통행식' 행정이 아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일선 공무원들의 실무 판단을 존중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고 기대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보완재로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임을 엿볼 수있다.

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직접 이재명정부 1기 각료의 주요 인선을 발표했다.



대상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다.

이 대통령은 "즉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로 첫 출발을 꾸렸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대통령과 가까운 친명계 의원들이 주류를 이뤘고, 선대위에서 전문성 인사로 영입된 케이스가 많다는 점이다.

■"실력과 책임 우선"..첫 인선 기준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들 모두 각 분야에서 실무 경험과 전략 조율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실력을 갖춘 분들이며,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일을 당장 시작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부"라고 밝혔다. 현재의 복합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비롯해 국제 관세 전쟁 등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이 절실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용산 사무실에 와보니 꼭 무덤 같았다. 컴퓨터도, 프린터도, 필기도구도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바로 업무를 시작하려면 준비된 인재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정책위의장과 보건복지위원장, 수석최고위원 등을 지낸 전략통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과 뛰어난 국제 감각, 갈등을 조율하는 거중조정력 등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내각과 국회, 국민을 잇는 조정자로서, 새 정부의 통합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정원장 후보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낼 만큼 대북관련 정보 수집은 물론 체계적인 분석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특히 대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전문성을 갖춘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로, 최근 북러간 밀월모드로 북핵 고도화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관계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전력과 실무를 겸비한 '전략통' 인사로 평가된다.

비서실장에 지명된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1973년생으로 대통령실 비서실장 중 최연소급이다. 이번 대선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지냈으며 ‘실무형 참모이자 전략가’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이 대통령은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할 수 있는 브릿지형 인물이며, 젊고 역동적인 대통령실을 만들어갈 적임자”라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안보실장에는 주미·주러 대사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위성락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 설계를 총괄했던 인물로, 이 대통령은 “실용 외교와 첨단 국방,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 목표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이 발탁됐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출근한다고 길이 막히는 일은 줄어들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열린 경호, 낮은 경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처장은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정통 야전지휘관 출신으로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포용적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변인에는 민주당 강유정 의원이 임명됐다. 문학평론가이자 교수 출신인 그는 캠프 초기부터 메시지를 조율한 실무자다. 이 대통령은 “정책과 정치철학에 대한 이해, 정제된 언어감각, 문화적 감수성까지 갖춘 인재”라며 “언론과 국민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라인 제외?.."회생이 먼저"
경제 부처 인선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장기 전략보다 지금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회생정책이 중요하다”며, 추경 편성을 포함한 긴급 조치부터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경제 관련 인사는 당과 국민, 언론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경우 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분리 가능성이 있는 등 1기 경제팀의 역할과 부처 기능 재편과 함께 적임자 물색을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어 대통령실 직제 개편과 AI정책수석 신설에 대해서도 “행정 연속성과 실효성을 따져 신중히 추진하겠다”며, “지금은 마치 전시 상황 같고 시스템도 불안정하다. 당장은 현 체계를 활용해 현안부터 해결하고, 구조적 개편은 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첫 인선이 일방적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내 사람 위주로 뽑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며 “충직성과 실력 사이 균형을 잡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결국 국정철학과 현장 대응력이 우선이었다”며 충직함과 능력을 인선 기준으로 삼았음을 내비쳤다.

한편, 이전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중 일부만 선별 수리할 방침이다.
국무회의 정족수 확보를 위해 당분간 윤 정부 각료들과의 ‘동거'가 불가피하며,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차관급 인사부터 우선 임명해 실용주의에 입각한 국정 개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