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아이돌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 최미영 판사는 4일 오후 2시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탈덕수용소' 운영자 박 모 씨를 상대로 낸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열고 "피고(박 모 씨)는 원고(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박 씨가 운영한 탈덕수용소는 아이돌의 악성 루머를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박 씨는 해당 채널에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사재기 행위를 했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방해 동영상'과 장원영에 대한 허위 사실 및 모욕적 언사가 담긴 영상 등을 올렸다. 해당 채널은 현재 삭제됐다.
장원영과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박 씨가 지속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박 씨는 재판에서 "영상에서 의견을 개진했을 뿐 사실을 적시한 바 없고, 설령 사실을 적시했다고 하더라도 허위가 아니고, 허위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믿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영상을 게시했다"며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또 박 씨는 자신은 개인 유튜버에 불과한 반면 원고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대기업인바 자신이 올린 영상에 의해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사회적 명성, 신용이 훼손돼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거나 업무가 방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청구한 금액은 과다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 씨가 올린 영상으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거나 업무가 방해됐다며 박 씨에게 비재산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장원영을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단어를 사용했고, 영상의 자막과 나레이션 등에서도 비꼬거나 경멸적 감정을 드러내는 모욕적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며 "장원영의 국적, 다른 연습생의 데뷔 무산 등 관련 영상에서 게시한 내용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영상들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제작된 것처럼 보이려고 피고가 포함시킨 영상 등은 피고 의도에 따라 자의적으로 편집된 것이거나, 장원영에 대한 출처 불명의 비난 게시글을 발췌한 것에 불과해 객관적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시청자는 마치 진실한 내용인 것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고 피고는 그와 같은 오인을 적극적으로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탈덕수용소의 구독자 수나 영상의 조회수, 언급된 내용이 언론 기사에서 다뤄지기까지 한 현상에 비춰보면 박 씨가 한 행위는 장원영 개인 및 소속된 아이돌 그룹인 아이브의 이미지나 활동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 자명하다"고도 했다.
손해배상액과 관련해선 "박 씨가 올린 영상 개수와 그 내용,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에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지위와 소속사 내에서 장원영, 아이브가 차지하는 비중, 박 씨가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사이버 렉카'의 대표주자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가 게시한 영상물 당 10만~100만 단위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씨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인천지법에 기소된 형사 사건에서 지난 1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장원영 개인이 박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에서는 장원영의 일부 승소가 확정됐다. 지난 1월 2심 재판부는 박 씨가 장원영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1심 배상액 1억 원보다는 줄었다.
박 씨는 장원영 외에 다른 아이돌에 관한 악성 루머 유포로도 잇따라 손해배상 소송 패소,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수 강다니엘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두 달 뒤 강다니엘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3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지난 2월에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뷔·정국에게 76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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