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초청은 요원, 나토는 IP4 초청 4년째
나토 회의 계기로 트럼프 상견례 후 한미회담 개최 구상
반면 9~11월 다자회의 줄지어 조급할 필요없다는 의견도
나토 회의 계기로 트럼프 상견례 후 한미회담 개최 구상
반면 9~11월 다자회의 줄지어 조급할 필요없다는 의견도

[파이낸셜뉴스] 오는 24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우리나라가 공식 초청 받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이재명 대통령과 첫 대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이 경우 나토 정상회의가 이 대통령의 첫 외교적 리더십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 내에선 이 대통령 참석 여부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참석 공산 큰 나토 회의..李, 빠른 상견례 기회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나토의 초청장은 이미 와있고, 이달 15~17일 예정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아직 초청받지 못한 상황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나토 회의 의제 중 하나가 미국과 각 회원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인상 압박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나토는 2022년부터 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 초청을 이어오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22년 한국 정상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참석해 서방 민주주의 진영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했다.
나토와 IP4 간 협력은 올해로 4년째인 만큼 제도화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많다. 우리의 안보협력 강화와 방위산업 수출 진흥을 위해 유용한 고리이다. 나토를 주도하는 국가가 미국이고, 러우 전쟁으로 무기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주요 회원국이라는 점에서다.
이번 회의는 방위비 분담금과 러우 전쟁이라는 의제 특성상 트럼프 대통령 참석할 공산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으로선 조속한 한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G7 정상회의 초청이 요원한 상태라 다자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상견례를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기회는 나토 회의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기간이 7월 8일까지로 촉박하고, 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이미 기업 부담으로 다가온 터라 신속한 관세 협상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나토 회의를 징검다리 삼아 내달 초에 한미 양자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외교가 조언이 많은 이유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나토가 한국을 IP4로 묶어 초청하는 건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인 만큼, 가지 않게 되면 한미관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나토와의 협력 증진은 국익에 부합하고, 또 한미회담 개최를 목표로 삼아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회담 준비 집중하자는 이견..對중러 관계도 고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나토 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3주밖에 남지 않은 기간 내에 나토 및 회원국들과 논의할 협력방안들을 마련키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면 가능성 대비가 녹록치 않다. 상견례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상 곧장 관세 등 민감한 문제들을 거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당면 과제는 한미회담을 통한 관세협상인데 나토 회의를 대비하면 정작 한미회담 준비가 미흡할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우려가 지속되는데, 나토 회의 의제가 방위비라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다자외교는 올해 9월 유엔 총회와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까지 줄지어 있어 조급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외교적 실리를 떠나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회복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장관 하마평에 오른 김현종 전 안보실 2차장 등 정통 외교관 출신 참모진은 나토 회의 참석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중러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이 주류인 나토 회의는 불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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