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李대통령, 국방비·조선업 적극 활용시 한미동맹 새 기회"(종합)

뉴스1

입력 2025.06.04 17:43

수정 2025.06.04 17:43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한국이 방위비 분담과 무역 카드를 잘 활용한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주의'가 만나 한미 동맹의 새로운 협력 기회가 나올 수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3일(현지시간) 제언했다.

"이재명 실용주의·트럼프 거래주의 한미 협력 기회"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이날 '한국 대선은 한미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논평에서 이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관계에 기회와 위험이 모두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 석좌는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와 동시에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균형 외교를 추진하려 한다"며 "미국 적대국들과의 관계 개선과 한미 동맹 유지를 함께 하려면 어려운 균형점이 필요하지만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 사이 동맹 협력의 새로운 기회가 부상할 수 있다"고 했다.

여 석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드라마'가 마침표를 찍었지만 미국 일각에서 한미 사이 '조용한 위기'가 싹트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인 민주당 내 이념적 진보주의자들이 이 대통령에 한미 간 거리두기를 압박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안보 공약을 축소하거나 대중 견제를 위해 한국을 불편한 자리로 몰아갈 경우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여 석좌는 그러면서도 "지정학적 변화와 대북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가 한미 동맹에 더 큰 유연성과 일치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무역 합의 결과와 동맹 분담 논의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 아래의 한미 관계 기조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양쪽 모두에게 승리인 무역 합의를 이룬다면 이 대통령은 한국 내 정당성을 강화하고 트럼프가 보기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미국이 양보 없는 일방적 요구를 한다면 이 대통령이 중국 쪽으로 더욱 기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심 있는데 이는 이 대통령에게 민주당의 오랜 공약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를 이행할 문을 열어 줄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자체 방위에 대한 더 큰 책임을 장려할 경우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증액과 조선 등 제조업 카드로 활용해야"

이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공존하는 위기와 기회를 활용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강력한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숀 크리머 스코크로프트 전략안보센터 비상주 수석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 2.8%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며 미국 동맹 중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크리머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방위비를 2026년까지 GDP 3% 이상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최소 3.5%까지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 한국이 미국의 최우선 안보 파트너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제조업이 매우 강력하며 특히 조선업이 그렇다"면서 "이 대통령이 한국의 조선업 우위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 해군 재건을 도움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기고 미국의 글로벌 확장 억지력 유지 약속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은 미국과 유럽의 재무장 노력에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 대통령이 이런 지원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더욱 유리한 쪽으로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