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21대 대선 결과, 국민의힘이 '보수 텃밭' 서부 경남에서의 우위를 다시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낙동강 벨트'의 한 축인 김해와 '노동자 도시' 거제에서 교두보를 확보했지만 도내에서 마의 40%를 넘어서지 못했다.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 결과가 경남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8.27%p 차이로 제치고 역대 대선 최다 득표인 1728만 7513표를 얻으며 당선됐다.
그러나 경남에서 이 대통령은 39.40% 득표에 그치면서 51.99%를 얻은 김 후보에게 12.59%p 차로 뒤졌다.
도내 18개 시군의 득표율을 보면 이 대통령은 김해와 거제를 제외한 16개 시군에서 김 후보에게 1위를 내줬다.
진주를 비롯한 서부 경남에서 김 후보가 50~6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은 서부 경남에서 '보수텃밭'을 다시 확인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이 있는 김해에서 47.79%를 얻으며 42.78%를 얻은 김 후보를 5.01%p 격차로 제쳤다. 대형 조선소가 있는 거제에서도 47.50%를 득표해 김 후보를 3.82%p 앞섰다.
이 대통령이 김해와 거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김 후보와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다만 낙동강 벨트의 한 축인 양산에서도 김 후보가 46.65%, 이 대통령이 44.69%로 1.96%p(4596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1년 만에 치러진 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경남도지사와 함께 창원, 김해, 양산, 거제, 통영, 고성, 남해 등 7개 시군에서 시장·군수를 배출했다. 지방의회에도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이 대거 진출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뒤 3개월 뒤에 치러진 8회 지방선거에서는 남해를 제외한 경남도와 17개 시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특히 민선 5기부터 7기까지 민주당 시장이 당선됐던 김해도 국민의힘이 12년 만에 탈환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도민 속에서 도민 요구에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의 40%를 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김해와 거제에서의 승리는 고무적"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첫 6개월이 도내 지지세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이번 대선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선전했다"며 "대선 이후 국정 운영과 평가에 따라 지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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