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폐섬유증·암 신약 효과… 국내제약사, 국제학회서 임상 발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4 18:18

수정 2025.06.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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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항섬유화 신약 후보물질
ATS서 임상 2상 현황 중간 분석
ASCO선 리보세라닙 임상 15건
9개 암종 대상 단독·병용요법 성과
송진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오른쪽)가 '베르시포로신' 임상 포스터 발표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송진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오른쪽)가 '베르시포로신' 임상 포스터 발표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요 국제 학회에서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을 추진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 발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이 경구용 항섬유화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2상에 대한 중간 발표에 나서는가 하면 HLB는 간암 신약인 ‘리보세라닙’ 임상 15건을 발표하며 영역확대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미국흉부학회(ATS 2025)'에서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 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의 글로벌 임상 2상 설계와 환자 등록 현황에 대한 중간 분석 포스터를 발표했다.

임상 총괄 책임연구자인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송진우 교수가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이번에 발표된 중간 등록대상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인종 구성, 병용 치료 여부 등 주요 특성이 확인됐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중인 경구용 항섬유화 신약 후보물질로, PRS라는 콜라겐 합성 관련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폐 조직의 섬유화 진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필요한 표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이상 반응 부담을 낮추면서도 질병 진행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차세대 항섬유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2022년에는 FDA의 신속심사제도(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선정됐다. 이어 2024년 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베르시포로신은 PRS 억제를 통해 섬유화의 근원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임상을 통해 글로벌 IPF 치료 패러다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는 HLB의 간암 신약인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 관련 연구자 주도 임상 15건이 발표됐다.

해당 임상은 두경부암, 담도암, 위암 등 9개 암종을 대상으로 리보세라닙의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평가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재발성·전이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전체생존기간(mOS) 21개월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키트루다 병용요법 대비 개선된 것으로 병용요법이 이 암종의 1차 치료제로서 잠재력이 있음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척삭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임상에서는 병용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mPFS)이 18.1개월로 기존 치료제보다 월등히 높은 효과를 보였다.
현재 척삭종에는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이번 결과는 희귀암 치료 대안으로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위험 비인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보세라닙 보조요법 임상에서는 3년 무진행 생존율이 78.6%, 전체 생존율은 88.1%로 기존 표준 치료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한용해 HLB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ASCO에서 리보세라닙의 병용 및 단독요법이 다양한 암종에서 유의미한 생존 개선 효과를 보이며, 치료 전략으로서의 임상적 가치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