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李 '벤처투자 확대' 공약에 VC 주가 활짝…19곳 중 15곳↑

뉴스1

입력 2025.06.05 05:21

수정 2025.06.05 09:52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를 보여온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인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의지를 보여온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인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5.4.1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상장 벤처캐피탈(VC)의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연간 벤처투자 시장 40조 원' 공약 등 이재명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된 전날 상장 VC 19곳(거래정지 종목 제외) 중 15곳이 상승 마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는 전 거래일 대비 20.79%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뒤를 이어 LB인베스트먼트(309960)가 17.14%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가 13.28%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9.54%) △아주IB투자(027360)(+7.36%) △SV인베스트먼트(289080)(+4.97%) △디에스씨인베스트먼트(241520)(+4.29%) △우리기술투자(041190)(+4.22%) △대성창업투자(027830)(+3.94%)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440290)(+3.82%)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277070)(+3.69%) △컴퍼니케이(307930)(+3.65%) △SBI인베스트먼트(019550)(+3.43%) △캡스톤파트너스(452300)(+2.21%)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2.06%) 등이 상승 마감했다.

나우IB(293580)(-1.51%), 플루토스(019570)(-3%), TS인베스트먼트(246690)(-3.73%) 등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하락했고 큐캐피탈(016600)은 보합을 기록했다.

李 대통령 벤처·스타트업 공약, 투자 재원 확대에 방점

상장 VC의 주가 상승은 이재명 대통령의 벤처투자 육성 공약에 따른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연간 40조 원 벤처투자 시장 육성'을 내건 바 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예산 확대를 비롯해 연기금 및 연기금투자풀 등의 벤처펀드 출자 확대 유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벤처·스타트업 업계와 VC 업계의 요구 사안이었던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허용'과 '법인투자자의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시 세액공제 확대'도 담았다.

이처럼 벤처펀드 재원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고금리와 경제 성장 둔화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는 11조 9457억 원 규모다. 3년 만에 반등한 수치지만 코로나19로 시장에 자금이 풍부했던 2021년 당시 15조 9371억 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벤처투자의 미래 돈주머니가 되는 펀드 결성액은 2021년 17조 8481억 원이 최고점을 기록한 뒤 계속해서 하락해 지난해 10조 555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VC들 사이에서는 '투자할 기업을 찾는 것보다 출자자를 찾아 펀드를 결성하는 게 더 어렵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벤처투자 시장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공공과 민간으로부터의 펀드 재원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VC는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의 성장에 따른 '성과보수'와 결성한 펀드 규모에 따른 '관리보수'를 매출로 인식하기에, 펀드 재원이 늘고 운용하는 펀드가 증가할수록 실적 개선의 여지가 발생한다.

코로나19 때 VC 주가 일제히 상승…李 정부에서도 오를까

펀드 재원의 확대와 VC 주가 간 상관관계는 코로나19 시기 한 차례 나타난 적 있다. 시장에 자금이 풍부했던 2021년 상반기 상장 VC들의 주가는 일제히 증가해 역대 최고 주가를 줄줄이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와 펀드 결성이 감소했고 상장 VC들의 주가도 내리막을 걸었다.

하락세였던 VC들의 주가가 상승세에 접어든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3개월 차트 기준 3월 말~4월 초에 최저가를 기록하던 VC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퓨리오사AI를 방문해 "AI 100조 원 투자 시대를 열겠다"고 발언한 이후 상승세를 기록했다.

4월 중순부터 말까지 주가는 상승해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VC가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를 반납한 상태다.


VC 업계 관계자는 "일단 펀드 재원이 많아져서 (VC들이) 투자할 여력이 생기고 회수 시장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다면 (시장 상황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