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 TF를 바로 가동하겠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에서 민생회복과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첫날 국내 증시가 2.7% 급등했다. 대통령 취임 첫날 국내 증시가 오른 것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날 이후 17년 만이다.
외국인들도 이날 1조원 넘게 사들이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이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대통령 취임날 코스피 상승 17년만에 처음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71.87p(2.66%) 상승한 2770.84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대통령 취임 첫날 강세장을 보인 것은 2008년 2월 2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당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전장보다 1.34% 오르면서 강세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선 박근혜(-0.46%)·문재인(-0.99%)·윤석열(-0.55%) 전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는 국내 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민생, 경제'를 강조했는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두 대통령 모두 '코스피 5000' 시대를 내세운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008670)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정부 주도 경제 성장, 민관 협력의 산업 및 금융 정책, 지방 균형 발전 및 공정 경제를 강조한다"며 "2차 추경에서 내수 진작에 초점을 둬 단기 소비 및 고용 유발을 기대한다"고 했다.
외국인 순매수 1조…'블랙먼데이' 이후 10개월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 549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됐다. 외국인들은 전날 1284억 원을 사들인데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 순매수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16일(1조 2107억 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를 각각 3470억 원, 1207억 원어치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에 더해 간밤 미중 간 긴장완화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이날 큰폭으로 상승했다.
이밖에 △두산에너빌리티(034020)(782억 원) △KB금융(105560)(538억 원) △알테오젠(196170)(400억 원) △한국전력(015760)(381억 원) △우리금융지주(316140)(369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365억 원) △현대로템(064350)(323억 원) △두산(000150)(316억 원) △신한지주(055550)(288억 원) 등을 사들였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도체, 금융, 지주, 방산 등 업종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외국인의 강력한 순매수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며 "코스피 지수는 4월 저점 대비 20% 넘게 상승하며 기술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은 연간 기준 약 16조원 순매도 우위를 모습을 보이고 있어 '셀 코리아(Sell Korea'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