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만들수록 손해"…석유화학업계, 정부 지원만 기다린다

뉴시스

입력 2025.06.05 07:00

수정 2025.06.05 07:00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2024.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2024.03.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이 최근 1년간 최저가를 기록하며 관련 제품을 만들수록 업체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한만큼 석유화학업계는 정부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나프타 가격)는 톤당 174달러로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250~300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 1년 대부분을 200달러를 넘지 못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이 에틸렌을 만들어서 팔 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졌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고무 등의 원료로 널리 쓰이고, 생김새도 쌀과 비슷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톤당 740달러로 1년(52주)새 최저가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8년 전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은 2억6900만톤에 달할 전망으로, 수요는 이에 한결 못 미치는 2억1000만톤에 그칠 예정이다.

석유화학 제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증설이 가장 큰 부담이다.

중국 생산능력은 2020년 3218만톤에서 2027년 7225만톤까지 성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동 기업들은 원유에서 바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도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도 총 10기의 NCC를 가동 중이다.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합작 설립) 등이 대표적인 생산자로 꼽힌다.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최근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사이클(호황과 불황 주기)에 따른 호황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컨설팅 결과와 업계의 추가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후속 대책을 올 상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3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정부 지원책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새 정부의 장관 인사와 업무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이달 내 지원책 발표가 힘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석유화학 경쟁력 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고강도 사업 재편을 지원할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책에 따라 사업 계획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자체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유인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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