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리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北, 한국 대선 첫 보도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5 08:59

수정 2025.06.05 08:58

조선중앙통신, 논평 없이 이틀만에 보도
취임 선서하는 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취임 선서하는 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한국의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처음으로 언급하며 이틀 만에 결과를 보도했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에서 지난해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된 후 두 달 만인 6월 3일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며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리재명(이재명)이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논평 없이 전했다.

북한 주민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6면에 같은 내용을 담아 보도했다. 다만 대선 진행 사실과 당선 결과를 알리는 두 문장 외에 다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북한 매체가 한국 21대 대선과 관련해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국면에서 이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2023년 말부터 북한이 표방하는 남북 간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기조에 따라 언급을 삼간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한국 대선과 관련해 사실 위주의 간략한 보도를 해왔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선거 이틀 만에 "남조선에서 3월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선 선거 이튿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전했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이번 선거는 괴뢰정치사상 전대미문의 죄악을 저지른 박근혜역도가 남조선인민들의 한결같은 요구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한 것으로 하여 조기에 치르어진 선거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선거 이튿날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을 생략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고만 보도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에는 일주일 만에 이를 보도했다.


북한은 진보 진영 당선자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던 관행과 달리 이번 이 대통령 당선 보도에서는 진영을 언급하지 않고, 지난 선거 때와 같은 시차를 두고 보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