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 시장 지배력 재평가 필요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6 06:30

수정 2025.06.06 06:30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나라 항공시장과 한 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PER(주가수익비율) 6배 수준에 머물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새로운 한진그룹 계열사 합산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48%에 달한다. 항공화물 시장에서 양대 국적사 점유율은 42%, 환적화물을 포함하면 60%를 넘는다. 대한항공의 연결 매출액은 다른 국적사들을 모두 합친 것의 4배를 넘는 셈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합병 시너지가 없는게 더 어려운 구조다. 대한항공이 국내 FSC(대형항공사)를 독점해버렸고, 해외에서도 중국 FSC들이 미중 관계 악화로 경쟁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미국 FSC는 경쟁사가 아닌 협력사다. 델타항공은 동북아에서 허브공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시장과 JV(조인트벤처)를 체결한 셈"이라며 "화물 모멘텀도 견고하다. 세금이 걱정됐다면 높은 확률로 비싼 항공화물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공급망이 혼란스러울수록 긴급하게 움직이는 항공화물의 역할은 중요해진다. 결국 대한항공은 장거리, 프리미엄, 화물로 수익이 다각화돼 안정적인데 수익성도 LCC(저비용 항공사)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 연구원은 "올해 국적 LCC들의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30% 초반에서 정체될 전망이다. 장거리 노선에서 의미있는 경쟁은 2026년말 통합 이후에나 가능 할 것"이라며 "무안공항 참사로 LCC들의 외연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관세인상으로 보잉 생산차질이 길어지면서 기재 확보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2위 FSC 자리를 노렸던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자본잠식 리스크에 빠졌다. 대한항공이 공정위 행태적 조치로 운임을 낮추자 경쟁사들의 영업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매각하니 공급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티웨이와 에어프레미아가 문제없이 증편에 성공해야 공정위의 장거리 운임인하 제재가 해소된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대한항공이 LCC들을 응원해야 하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025년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 감소한 1.8조원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2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기저부담으로 남았다. 올해 대한항공 이익이 주춤한 만큼 내년 운임 인상 명분이 생겨 말 그대로 꽃놀이패"라며 "중복상장 이슈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모든 기업가치를 지주사인 한진칼에 반영하는 것 일 수 있다.
여기에 호반그룹의 지분매입 공시 이후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정치테마 영역까지 넘어가면서 항공업종 투자 수급이 대한항공 대신 한진칼로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