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제대로 장사했으면"
창고 불타 1억 손해…연기 흡입하기도
"또 불나지 않을까" 화마 공포 여전
구청 "설명회 개최하고, 지원할 계획"
창고 불타 1억 손해…연기 흡입하기도
"또 불나지 않을까" 화마 공포 여전
구청 "설명회 개최하고, 지원할 계획"

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인근은 한적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28일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일부 가게는 간판과 셔터가 불에 그을린 채 영업을 재개했다. 전기가 다시 들어온 덕에 조명상가 거리도 밝게 빛났다. 그러나 가게와 물품이 소실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잔해만 남은 곳도 많았다. 화재 피해가 큰 가게 주변에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둘렀고, 2m 높이의 '안전 제일' 바리케이드도 설치됐다.
상인들은 화재로 창고가 불에 타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 인근에 있던 114개 점포 중 영업 중인 점포는 74개였고, 40개는 비어 있는 상태였다. 영업 중인 점포 74개 가운데 48개가 소실됐다. 창고 안에 있던 재고가 불에 탔다는 전선가게 상인은 "창고에 1억원 정도의 물품이 있었는데 모두 타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스프링클러 등 화재 예방 시설이 없는 탓에 화재 피해는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이모씨(68)는 "이쪽은 재개발 예정 구역이고 세입자가 많다"며 "돈을 들여 스프링클러 시설을 설치하는 일은 사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컸다. 금속업체를 운영하는 상인 배모씨(75)는 "하루 매출이 평균적으로 300~400만원인데 화재 당일 장사를 못해 피해를 보았다"면서 "손실 비용을 보전받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연기를 흡입하는 등 건강상의 피해를 보았다는 상인들도 있었다. 시설관리자재를 판매하는 가게의 한 상인은 "연기가 나자마자 숨을 못 쉬어서 실신했고, 남편은 불났을 때 연기를 3시간 마셨다"면서 "무조건 빨리 가게에서 나오라고 했는데 불이 어떻게 번질지 모르니까 못 나왔다. 적은 나이도 아닌데 연기를 그렇게 오래 마셨으니 건강 피해는 없을지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일도 주민들의 몫이었다. 전기제품 주문제작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씨(60)는 "불을 끄고 난 뒤에도 먼지가 심했고, 가게 청소를 하느라 고생했다"며 "하루빨리 거리가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명가게 사장 이모씨(51)는 "아직도 매장 안에서 매캐한 냄새가 난다"고 한탄했다.
화재가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는 공포도 여전했다. 주민 유모씨(70)는 "촛불이랑 연기만 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며 "요즘 바람도 많이 부는데 이러다가 다시 불이 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구청은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상인, 세입자 등의 의견을 들어보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jyseo@fnnews.com 서지윤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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