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정부 효율화' 조사 인력 감축하더니…美 물가 통계 정확성 뚝

뉴스1

입력 2025.06.05 11:51

수정 2025.06.05 16:23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하는 인플레이션의 데이터 품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효율성 강화 조치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월간 조사수행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해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4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가격변동을 추정하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방법이 사용됐는데 이는 채용 중단 때문일 수 있다. 인력 부족으로 물가 조사의 정확성이 저하됐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UBS의 알란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4월 물가 데이터에서 가격 추정치의 29%가 대체 추정(different-cell imputation)방식으로 산출됐는데 이는 지난 5년 평균 대비 거의 2배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체 추정 방식이란 물가를 조사할 때 특정품의 가격을 추적하지 못할 경우 대체품(일례로 슬랙스 대신 카고팬츠)을 기반으로 가격을 추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4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는 가격을 확인할 인력이 부족해 평소보다 유사성이 낮은 제품이나 다른 지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을 추산한 것이다.

또 BLS는 4월 네브래스카주 링컨, 유타주 프로보에서 소비자물가 데이터 수집을 중단했고 6월부터는 뉴욕주 버펄로에서도 데이터 수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BLS는 이번 변경이 “전체 인플레이션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지만, 특정 상품과 특정 지역의 가격 데이터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 5월에는 가구와 주방 용품 등을 포함한 제품의 도매 가격을 보여주는 수백 개의 데이터 시리즈의 발표가 중단됐다.

미국 경제 통계의 품질은 수십 년간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났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통계는 대공황 이후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시작된 협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정부 효율성 강화에 미국의 경제통계 품질이 저하하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컨설팅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인플레이션 베팅을 전문으로 하는 트레이더들이 데이터 정확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월 20일 연방 직원들에 대한 채용 동결을 발표했고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 효율성 부서는 해고와 퇴직 보상금을 통해 수천 명의 연방 직원을 감원했다.
또 올해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 통계 개선을 돕기 위해 구성된 외부 전문가 위원회를 해체했고 데이터 품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WSJ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