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물리 원리를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나용수 교수와 함택수 교수 연구팀이 핵융합로 내부에 존재하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처럼 성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핵융합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종합적인 실험 및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핵융합은 태양과 별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로,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합쳐져 더 무거운 원자핵이 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탄소 배출이 없고, 무한으로 연료 공급이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를 상용화하려면 수소 이온을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로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토카막 장치에서 수행된 실험 및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고에너지 입자와 플라스마 난류 간의 상호작용을 네 가지 주요 물리 기작으로 분류, 이들 입자가 난류를 억제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토카막은 핵융합 발전에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도넛형 장치다.
자기장 구조 변화, 이온 밀도 희석에 의한 억제, 난류와의 상호작용, 불안정성 유발 및 상호작용 등 네 가지 물리 기작에 의해 고에너지 입자가 플라스마 난류와 상호작용하며, 이 기작들 뒤에서 고에너지 입자가 전단유동(zonal flow)이라고 불리는 유동을 강화시켜 난류를 억제하는데, 이를 통해 핵융합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용수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핵융합로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활용해 출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며, “이 성과는 향후 소형 핵융합로나 실증로 설계에 적용돼 핵융합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핵융합선도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적인 권위 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피직스(Nature Reviews Physics)’ 2025년 4월호에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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