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학교 인수한 상하이 사학재벌 지역 의회에 발전 계획 공개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모교인 유서깊은 역사의 뉴욕군사학교가 중국인 사학 재벌에게 넘어가 운영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64년에 졸업한 5년제 중고교과정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가 폐쇄 직전까지 몰리며 쇠락한 상황에서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소유권이 넘어가 전성기로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각)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 학교가 1960년대 500명이 넘는 학생이 있었으나 현재는 50명뿐으로 문을 닫기 직전인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136년 역사를 가진 이 사립학교를 인수한 인물은 상하이출신 중국인 사업가 루 앨런. 그는 지난 2월 콘월 시의회에 나와 자신의 학교 소유권 인수를 보고하면서 "새로운 재단이 학생 수를 1500명까지 늘릴 것"이라며 학교 발전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 10개가 넘는 사립학교를 소유하고 있는 루 이사장은 중국 푸단대에서 금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상하이에 본사를 둔 광화교육그룹을 설립한 인물이다.
대부의 코폴라 감독,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손드하임 등도 트럼프의 동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5일 웨스트포인트(미 육사) 졸업식에 참가해 연설을 하면서 자신의 모교인 뉴욕군사학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학교는 웨스트포인트에서 10km 떨어져 있다. 트럼프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녔다. 좋은 곳”이라고 표현하면서 애착을 표시했다.
지난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이 학교 생도 20명이 군복 모양의 교복을 입은 채 행진하면서 동문 선배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도 했다.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90분 떨어진 콘월에 위치한 이 학교는 캠퍼스 전체가 숲에 둘러싸여 있다. '대부' '지옥의 묵시록' 등 대작을 연출한 영화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브로드웨이 대표적인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과 등이 졸업했다. 손드하임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숲속으로' 등으로 아카데미상·토니상·그래미상을 다수 수상했다.
왈츠 전 보좌관 "중국인 소유 뉴욕군사학교가 웨스트포인트에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 우려" 지적

뉴욕의 요지에 있다는 점 등 때문에 백악관 안보보좌관이던 마이클 왈츠 전 하원의원이 "2023년 중국인이 소유한 뉴욕군사학교가 웨스트포인트에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 우려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로이드 오스틴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낸 적이 있다.
루 앨런에 앞서 중국에서 부동산 사이트를 운영하는 재벌 빈센트 티안취안 모가 2015년 파산보호신청을 한 이 학교를 인수했었다. 그는 뉴욕군사학교를 슈퍼 학교로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이 학교는 현재 780만 달러의 부채를 남긴 상태다. 코로나 팬데믹이 학교 운영을 더 어렵게 했다.
중국에서 흘러온 자금으로 학교를 매입한 탓에 소유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WSJ은 지적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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