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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수혜' 지주사·증권주 불꽃상승… ETF로 뭉칫돈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5 18:10

수정 2025.06.05 18:10

지주사 저평가 빠른 해소 기대
기업 배당 성향도 상승 전망
단기급등에 신중 접근 분석도
'정책 수혜' 지주사·증권주 불꽃상승… ETF로 뭉칫돈

이재명 정부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민주당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주사, 증권 ETF가 탄력을 받은 양상이다.

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개인 투자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지주회사'를 278억원어치 사들였다. 국내에 상장된 전체 ETF 중 순매수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ETF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하는 지주회사들 중 금융지주 등을 제외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구성 종목을 보면 한진칼(14.13%), HD현대(10.54%), SK(9.29%), 두산(9.17%) 순으로 담고 있다.



지주회사 ETF에 대한 개인 순매수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전후로 새 정부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번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지주회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이는 지주사가 보유한 계열사가 주식시장에 함께 상장해있어 지주회사 주가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는 '더블 카운팅'(기업가치 이중계산) 문제 때문이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이 일반주주 보호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자 지주회사의 저평가도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KB증권은 전날 지주회사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국회에 이미 발의를 마쳤고, 대선 공약에도 포함시킨 일반주주 보호 강화 정책으로는 상법개정, 합병 시 공정가액 산정 의무화, 물적분할 시 모회사 주주 보호,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등이 있다"며 "일반주주 보호 강화 시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를 비롯해 개인 투자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라 정책 수혜 기대감을 받는 ETF를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최근 일주일 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증권'을 165억원어치 사들였다. 전체 국내 ETF 중 순매수 6위에 해당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운동 과정에서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에는 배당소득세를 낮추고 낮은 곳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주식 투자를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배당소득세가 줄면 대주주가 배당을 실시할 유인이 만들어져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상승하고,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여지가 커진다. 앞선 문재인 정부 등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고려할 때 새 정부가 부동산 대신 증시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부양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국내 증권주 주가도 크게 뛰었다.
최근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 간 KRX 증권지수는 31.19% 상승하면서 KRX 업종 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이미 증권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추가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의 5월 상승세는 업종 자체 펀더멘털 측면을 넘어선 것으로 상법개정, 보유 자사주 소각 등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라며 "다만 정책 기대감이 증권사의 이익 증가로 나타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고, 배당소득세 논의는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정책이 확정되는 것을 확인하며 중기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