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인도 중앙은행은 6일 기준금리를 5.50%로 0.50%포인트(p) 인하했다. 이는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로 미국의 관세 위험으로 인해 추가적인 정책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도 중앙은행(RBI) 통화정책위원회는 이날 정책 레포 금리를 6.00%에서 5.50%로 0.50%p 인하했다. 앞서 WSJ가 조사한 경제학자 13명은 모두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RBI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월과 4월 기준금리를 0.25%p씩 각각 인하한 바 있다.
산제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세계 경제 상황은 여전히 취약하고 매우 유동적"이라며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상충 관계가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통화 당국은 더욱 신중하고 신중하게 조정된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주목한 점은 RBI가 이번 회의에서 통화 정책 스탠스를 종전의 '완화적'에서 '중립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WSJ는 "이는 인도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비둘기파적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얻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통계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24∼20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9.2%) 대비 2.7%p 하락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2021 회계연도(-5.8%)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반면 분기 성장률은 7%대로 다소 살아나는 흐름이다. 같은 날 발표된 인도의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7.4%로 전 분기(6.4%)보다 높아졌다. 시장 전망치인 6.7∼6.8% 수준도 상회했다.
다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영향으로 인해 2025∼2026 회계연도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샘 조킴 EFG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AFP에 "인도 GDP는 2025∼2026 회계연도에 다시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상당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모디 행정부가 트럼프와 협상을 성사할 수 있는 능력은 인도 경제 전망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들어 무역 상대국들에게 관세 부과 위협을 벌이다가 미국 법원 판결로 법적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은 지난달 28일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인 권한이 의회에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시행한 상호관세의 철회를 명령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바로 항소하면서 항소법원이 USCIT 판결의 효력 정지를 결정한 상태다.
현재 사건이 항소심 재판부에 계류 중인 가운데,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에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대3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26%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인도는 미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은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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