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무너져 가는 상권을 살리겠다며 추진한 충북 제천시의 맥주 축제가 오히려 지역경제를 위축시켰다는 일부의 지적이 나온다.
제천시가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정 지역에서 맥주 축제를 연 것인데, 현장에선 기존보다 큰 폭으로 맥줏값을 인하해 '축제장 밖 상인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8일 시에 따르면 '어게인(again) 청전' 2025청전동 불맥 페스티벌은 지난 5일 청전동 일대에서 추진됐다.
시비 6000만 원이 투입된 이 축제는 청전동 원형교차로에서 야외무대 앞까지 구간 전면 통제로 시민들을 불러 모았다. 20개 가까운 부스도 설치됐다.
수천만 원의 예산은 주로 가수 공연비로 집행됐고, 맥주 판매대에선 300㏄ 생맥주 1잔을 단돈 1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나 축제장인 청전동을 제외한 다른 8개 동지역은 '불타는 금요일' 장사를 접어야 했다.
시가 제천지역 9개 동 중에서 특정지역인 1개 동에 예산 투입과 맥줏값 인하 등으로 축제를 열다 보니, 쏠림현상에 따른 풍선효과(한 곳이 커지면 다른 쪽은 쪼그라드는 현상)가 나타난 것이다.
상인 A(53) 씨는 "한쪽으로 시민들을 불러 모으면 다른 지역은 어떻게 될지 제천시는 고민도 안 해봤나"며 "청전동 상인들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겠지만, 나머지 지역은 그 반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B(50) 씨도 "축제장에서 생맥주 1잔에 1000원을 받으면, 기존 3000~4000원 받는 상인들은 뭐가 되겠나"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시민 C 씨는 "김창규 제천시장, 제천시의원 등 시청 간부 공무원들도 많이 온 것으로 안다"며 "'지역경제가 이렇게 좋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냐?"고 말했다.
시는 청전동 상인회에서 골목상권 부활이라는 주제로 추진됐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자평한 시는 올 가을쯤 같은 예산을 투입해 또다시 축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1000원짜리 맥주값에 대한 수입은 불우이웃돕기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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