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 공사는 화폐를 주로 생산했다. 금융의 매개체인 화폐를 제조하기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금융공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에 따라 공사의 역할도 변화했고, 과감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으로의 전환 노력과 함께 이제는 핀테크 기업이 됐고 금융공기업의 성격도 가지게 됐다.
현재 조폐공사는 ICT기업이다. 130여명의 ICT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바일 신분증은 단순한 디지털 신분 확인을 넘어 금융?행정 서비스에 필요한 신원 인증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공공 모바일 신원인증 플랫폼을 구축, 핀테크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또 2019년 전자금융업 등록 이후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Chak) 지급결제플랫폼을 통해 82개 지방자치단체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3월부터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통합운영 플랫폼도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CT 기업에 이어서 이제는 핀테크 기업이 된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은 구매 시 10% 할인, 사용 시 40%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설이나 추석 명절 기간에는 15%까지 할인율이 확대된다. 현재 전통시장뿐 아니라 골목상권, 동네가게 등 다양한 상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QR 결제의 경우 소상공인 가맹점에 결제 수수료 없이 제공돼 지역경제를 살리는 공공형 핀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공기업으로는 최초로 핀테크산업협회에 가입해 520여개 민간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한편, 최근 한국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들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활용성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대선 공약 이슈로 제시하는 등 디지털 통화 기반의 정책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공사는 이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바일 상품권과 신분증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 중이다. 정전·재난 상황 시 오프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한 콜드월렛(Cold Wallet) 기술과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오프라인 사용 기반의 보안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연간 2000여만명에 가까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를 촉진을 위해 디지털ID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의 앱 기반 국내 여행과 소비가 보다 활발히 촉진될 것이고 관련 핀테크 기업의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폐공사는 더 이상 화폐를 찍어내는 단순 제조기업이 아니다. 실물경제에서는 위·변조를 허용하지 않는 화폐 제조 기술로 국민경제의 든든한 안전판을 제공하고, 디지털경제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인증 인프라로 데이터 시대의 신뢰를 책임진다. 그리고 공사는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생활을 선사하는 핀테크 선도 기업으로 끊임없이 성장해 나갈 것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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