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도시, 관광도시 자존심 어디로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하늘 아래 첫 도시'를 자랑하던 강원 태백시의 얼굴이 시뻘겋게 녹슬고 있다.
경북 봉화와 강원 태백을 잇는 국도변, 태백시의 관문이자 첫인상을 각인시키는 상징 조형물 바로 옆에 수년째 폐기물과 쓰레기 더미가 방치되면서, ‘관광휴양도시 태백’의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태백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9년, 레저스포츠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며 도 경계지점에 2억원을 들여 ‘하늘 아래 첫 도시 태백, 그곳에 오벨리스크를 세우다!’라는 테마의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을 기리는 오벨리스크를 본뜬 첨탑에 스포츠 픽토그램을 새기고, 첨탑 꼭대기를 향해 뻗은 넝쿨 형상을 더해 태백의 발전과 영광을 표현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조형물은 본래의 상징성과는 거리가 멀다.
조형물 주변에는 버려진 소파, 고장 난 오토바이, 오래된 LPG가스통 등 온갖 폐기물이 쌓여 악취와 오염을 유발하면서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민 A씨는 “관광도시를 내세우는 도시의 관문에 버려진 가구와 고철이 방치돼 있다니, 그 자체가 태백의 첫인상이자 마지막 기억이 될 수 있다”며 “도시의 품격은 슬로건이 아니라 현장에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관광객과 등산객, 캠핑족 등이 강원 내륙으로 진입하는 길목이자, 태백시가 외지인에게 보여주는 첫 장면이다.
하지만 시는 조형물은 물론 그 주변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조차 하지 않으며, 행정의 무관심과 ‘이미지 관리 포기 선언’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태백시민행동 위청준 위원장은 “2억원짜리 조형물 옆에 수년째 방치된 폐기물을 보면 도시 경관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며 “이제는 상징과 현실 간의 간극을 메우는 실질적 환경정비와 행정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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