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레오 14세 "국경·인종장벽 허물어야"…트럼프 이민정책 겨냥한 듯

뉴스1

입력 2025.06.09 08:18

수정 2025.06.09 08:18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8일(현지시간) 미사에서 민족주의적 정치 운동에 대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가톨릭에서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성령강림절 미사에서 "하나님은 국경을 열고, 벽을 허물며 증오를 없애신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어 "편견, 우리와 이웃을 갈라놓는 '안전' 구역, 안타깝게도 지금 정치적 민족주의에서도 출현하고 있는 배타적 사고방식은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회가 민족 간의 국경을 열고 계급과 인종 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우리는 '서로 다름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야 한다. 성령은 무관심과 증오의 벽을 무너뜨린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민족주의와 배타적 정치관을 비판하면서도 특정 국가나 정치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발언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 "벽을 쌓을 생각만 하고 다리를 놓을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도 교황이 되기 전 엑스(X)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지난 한 달간 여성 살해 사건이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과 관련해 "성령은 의심, 편견, 또는 타인을 조작하려는 욕망이 특징인 독소적 관계의 해독제"라며 "이 태도는 종종 폭력으로 이어지며 최근 수많은 여성 살해 사건에서 비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레오 14세는 소셜미디어로 인해 사람들이 "개인주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점점 더 고립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