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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에어부산 승무원 노조…'1인 1실' 강조한 이유는?

뉴시스

입력 2025.06.09 10:49

수정 2025.06.09 10:49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 제기 "2인 1실로 숙소로 인권 보장 받지 못해"
[서울=뉴시스] 에어부산 캐빈승무원 기내 서비스 (제공=에어부산)
[서울=뉴시스] 에어부산 캐빈승무원 기내 서비스 (제공=에어부산)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항공업계에서 3번째 캐빈(객실) 승무원 노조이자 저비용항공사(LCC)의 최초 승무원 노조인 '에어부산 캐빈 승무원 노동조합'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내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 캐빈 승무원 노조는 전날 국가인권위에 '승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양질의 휴식 제공'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는 LCC 객실 승무원들이 장시간 비행 후 개인 숙소를 보장 받지 못해 심각한 피로 누적과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객실 승무원에게 1인 1실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항공사들도 동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LCC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주항공이 승무원에게 1인 1실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1인 1실 제공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반면 그 외 대부분 LCC 항공사들은 비행이 끝난 객실 승무원에게 2인 1실을 제공한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개별 숙소를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업무 특성상 시차 적응, 고도 변화에 따른 체력 소모, 야간 근무 등으로 인해 피로도가 극심한 만큼, 개인 휴식 공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에어서울 승무원 A씨는 "독립적인 공간은 고강도 교대근무자에게 심신의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승무원처럼 안전과 직결된 직군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승무원 B씨는 "힘든 비행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는데 동료와 함께 방을 써야 한다"며 "서로의 수면 시간도 다르고 생활 소음이나 냄새, 조명 하나까지 신경 쓰이다 보면 사실상 제대로 쉴 수가 없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승무원 C씨는 "화장실에서 식사를 한다"며 "동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휴식에 방해가 될까 화장실은 숙소 로비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렇다보니 안전 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스타항공 승무원 D씨는 "기내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업무를 수행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은 비행 안전을 위한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 안전은 승무원 컨디션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지지 못하면 결국 비행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에어부산 캐빈 승무원 노조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항공업계 세 번째 캐빈 승무원 주도의 노동조합으로 지난 4월 창립됐다. 4월15일 창립 총회를 거쳐 같은 달 17일 노조 설립 신고도 마쳤다.

에어부산 노조의 이번 민원은 노조 측 처우 개선 요구를 사측이 거절한 데 따른 행동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대부분의 LCC들이 객실 슬무원에게 2인 1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노조 측 1인 1실 사용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가 국가인권위 민원을 통해 LCC 승무원들의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에어부산 캐빈 승무원 노조 관계자는 "다른 LCC들은 노조가 없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어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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