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역업계 "AI 필요" 외치지만…활용은 아직 '걸음마'

뉴시스

입력 2025.06.09 11:00

수정 2025.06.09 11:00

AI 도입 필요성엔 공감 높아 실제 활용 기업은 17% 수준 반도체·車 중심 산업 구조 전환 민관 협력 기반 생태계 시급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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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인공지능(AI)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무역 현장에서의 활용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함께 산업 AI 생태계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AI 시대가 이끄는 한국 주력 수출 산업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지난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무역업계 39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8.0%가 "AI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능동적 업무 수행을 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16.9%에 불과했다.

68.7%는 "제한적으로 활용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AI가 활용되는 주요 분야는 마케팅·브랜딩(21.9%), 제품·서비스 기획 및 개발(19.7%) 등 아이디어 기반 업무에 집중돼 있다.

반면 생산·재무·인사 등 핵심 운영 영역에서의 활용률은 10%를 밑돌았다.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는 비용 부담(26.1%)과 전문 인력 부족(25.4%)이 가장 많이 꼽혔다.

보고서는 특히 AI 내재화 여부가 향후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은 AI 특화 반도체 중심으로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으며, 자동차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계 산업은 예지보전과 자율제조를 중심으로 고도화가 진행 중이며, 바이오·헬스 산업 역시 AI 기반 신약 개발과 맞춤형 의료기기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으로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AI에 활용 가능한 정제된 데이터와 연계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AI 도입 진단 → 기반 구축 → 솔루션 탐색 → 내재화'에 이르는 단계별 로드맵을 기반으로 컨설팅, 데이터 표준화, 솔루션 매칭, 비용 경감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기업 역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AI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은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AI는 수출 산업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특히 중소·중견 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업 AI를 효과적으로 내재화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 소버린(Sovereign) AI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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