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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저축에서 투자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전년比 53.3%↑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6.09 12:00

수정 2025.06.09 12:10

'퇴직연금, 저축에서 투자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전년比 53.3%↑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퇴직연금에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금액이 전년 대비 53.3% 증가했다. 원금보장이 되는 '저축'에서 '투자'로 퇴직연금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로는 12.9% 늘어나며 3년 연속 13%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제도유형별로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 214조6000억원, 확정기여형·기업형IRP(DC) 118조4000억원, 개인형IRP(IRP) 98조7000억원 순이었다.



특히 IRP는 2022년 17.7%에서 지난해 22.9%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운용방법별로 살펴보면 전체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형(대기성자금 포함)이 356조5000억원(82.6%), 실적배당형이 75조2000억원(17.4%)으로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17.4%)이 전년(12.8%) 대비 53.3% 급증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적립금에서 원리금보장상품 비중(6.9%)은 전년(11.9%)에 비해 반토막 가까이 났다.

운용방법별 상품 구성을 살펴보면 원리금보장형 상품 구성은 예·적금(154조6000억원, 35.8%), 보험(125조3000억원, 29.0%), ELB(34조1000원, 7.9%) 순이었다. 예·적금은 은행(우체국 포함)이 130조9000억원(전년 대비 3조5000억원 증가), 저축은행 23조6000억원(전년 대비 5조원 감소) 등이었다.

실적배당형 상품 구성의 경우 집합투자증권(64조4000억원, 85.5%), 회사채 등(10조원, 13.3%), 실적배당형 보험(9000억원, 1.2%) 순이었다.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4.77%를 기록했다. 전년(5.3%)보다는 감소했지만, 최근 5년 및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인 2.86%, 2.31%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운용 방법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3.67%, 실적배당형이 9.96%였다.

제도별 수익률은 DB 4.04%, DC 5.18%, IRP 5.86%로, 운용 주체가 회사가 아닌 개인이고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제도일수록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높았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적립금은 은행이 225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증권 103조9000억원, 생명보험 81조8000억원, 손해보험 15조6000억원, 근로복지공단 4조5000억원 순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은행이 전년 대비 27조7000억원(14.0%) 증가해 가장 컸으며, 증권이 17조2000억원(19.8%), 보험이 4조2000억원(4.6%) 증가했다.

점유율 기준으로는 은행과 증권이 각각 0.5%p, 1.4%p 상승한 반면 보험은 하락(생보 -1.5%p, 손보 -0.3%p)했다.

권역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DC와 IRP(합산기준)를 기준으로 은행 및 보험 권역은 4% 이하 수익률 구간에 대부분(은행 84.7%·보험 77.6%) 몰린 반면 증권 권역은 고르게 분포된 가운데 연간 수익률이 10%를 초과하는 비율도 31.7%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에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만 55세 이상)한 계좌 57만3000좌 중 수령 방법을 일시금 대신 장기간 연금 수령 방식으로 선택한 비율은 13.0%(7만4000좌)로 전년(10.4%) 대비 2.6%p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수령금액 19조2000억원 중 57%에 해당하는 10조9000억원이 연금으로 수령돼 일시금 수령 비중을 뛰어넘었다.

계좌당 연금 수령액은 1억4694만원, 계좌당 일시금 수령액은 1054만원으로, 적립금이 적을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형태를 보였다.

가입자별 수익률 분포를 살펴보면 통계상 전체 가입자의 수익률 중간값은 3.2%로, 평균값인 4.77%보다 낮았다. 대부분의 가입자는 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DB는 가입자(사업장 기준)의 85.3%, DC와 IRP는 각각 67.2%와 53.7%가 이 구간에 해당했다.

본인의 상대적 위치는 분위수별 수익률 현황을 통해 비교할 수 있는데 상위 1%의 수익률은 IRP는 33.2%, DC는 22.7%다.


정부는 "디폴트옵션 제도와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가입자의 니즈를 충족하고자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며 "기대 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투자성과를 원하는 가입자들은 이 제도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